하태경 “모두 속았다…‘쇄신 대상 1순위’ 김기현 대표 사퇴만이 답”
하태경 “모두 속았다…‘쇄신 대상 1순위’ 김기현 대표 사퇴만이 답”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이 김기현 대표를 향해 "쇄신 대상 1순위다. 불출마로 부족하고 사퇴만이 답"이라고 밝혔다.하 의원은 10일 페이스북에 "김 대표의 조기 공천관리위원회 출범은 혁신위원회 시즌2 꼼수"라며 "김 대표는 10·11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직후 사퇴했어야 했다. 그런데 정작 자신은 빼고 아랫사람만 사퇴시켰다. 홍준표 대구시장 말대로 패전 책임은 장수가 져야 하는데 꼬리 자르기만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그러면서 "이때부터 우리 당은 좀비정당이 됐다"며 "이대로 가면 낭떠러지에서 떨어져 다 죽는 걸 아는데도 좀비처럼 질주한다. 이를 막기 위한 마지막 몸부림이 혁신위였다. 낭떠러지로 향한 질주 제일 앞에 김 대표가 있다"고 지적했다.하 의원은 "(김 대표는) 인요한 혁신위 죽이기로 일관했고 결국 용두사미로 끝났다"며 "혁신위는 결국 김 대표의 시간벌기용 꼼수였다. 인요한 혁신위와 당원, 국민 모두 속았다"고 주장했다.하 의원은 내년 총선에서 정부 견제론이 응답자의 절반을 넘는 여론조사 결과와 국민의힘이 서울에서 6석만 차지할 것이라는 당 내부 자체 조사를 거론하며 비판을 이어갔다.하 의원은 "김 대표는 혁신을 거부하고 조기 공관위로 위기를 돌파한다고 한다. 또 꼼수에 당해선 안 된다"며 "김 대표가 있는 한 조기 공관위는 혁신위 시즌2에 불과하다. 혁신 공천안 올라와도 김 대표가 최고위에서 뒤집으면 그만"이라고 날을 세웠다.그는 또 "김 대표의 제1과제는 윤석열 정부의 총선 과반 승리로 안정화하는 것이다. 반쪽 정부를 온전한 정부로 만드는 것"이라면서도 "안타깝게도 김기현 대표 체제로는 그게 불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이어 "사퇴가 불명예는 아니다"라며 "이대로 총선에 대패해 윤석열 정부가 식물정부가 된다면 그땐 모든 책임을 김 대표가 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이해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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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日, 위안부 소송 항소포기했다…윤정부 한일관계 훈풍 반영?
    日, 위안부 소송 항소포기했다…윤정부 한일관계 훈풍 반영? 일본 정부가 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승소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2심 판결에서 상고를 포기했다. 외교부는 9일 “지난달 23일 선고된 서울고등법원의 ‘위안부 관련 일본국에 대한 불법행위 손해배상청구소송’ 판결이 피고측인 일본 정부의 상고가 없음에 따라 금일 최종 확정됐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가 상고 기한인 이날 0시까지 대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하지 않아, 항소심 판결이 그대로 확정된 것이다. 윤석열 정부의 최근 한일관계 개선 분위기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서울고등법원은 지난달 23일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와 고(故) 곽예남·김복동 할머니 유족 등 16명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 항소심에서 “1심 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 금액을 전부 인정한다”고 판결했다. 2021년 4월 서울중앙지법 1심 재판부는 국가면제 원칙을 이유로 소송을 각하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국가면제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해석했다. 국가면제란 ‘주권국가는 타국의 재판권에 따르는 것을 면제받는다’는 관습국제법상 규칙이다.외교부는 “우리 정부는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를 국가간의 합의로서 존중하고 있으며, 이러한 인식은 역대 정부에 걸쳐 일관되게 견지돼왔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는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와 존엄을 회복해 나가는 노력을 계속해 나가는 가운데, 한일 양국이 미래지향적 협력을 계속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유진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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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명완구사 ‘LEGO’ 이름 상표사용 제약사…대법 “등록 무효” 세계적으로 유명한 완구회사 레고(LEGO)가 해당 명칭을 회사 이름에 포함한 국내 제약사를 상대로 상표권 소송을 제기해 최종 승소했다.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레고쥬리스에이에스(LEGO Juris A/S·레고)가 주식회사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레고켐바이오)를 상대로 제기한 등록무효 소송에서 원심의 원고승소 판결을 지난달 확정했다.코스닥 상장사 레고켐바이오는 2015년 11월 ‘레고켐파마’(LEGOCHEMPHARMA)라는 이름의 등록상표를 출원했다. 레고 측의 이의신청으로 상표등록이 거절됐지만, 특허심판원이 불복신청을 받아들이면서 2018년 9월 상표로 등록됐다.레고는 레고켐파마의 등록을 무효로 해달라며 2020년 3월 특허법원에 소송을 내 승소했다. 레고켐바이오가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했다.대법원은 우선 레고켐파마의 명칭 중 요부는 ‘레고’ 부분이라고 판단했다. 요부란 상표의 의미를 구성하는 데 있어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강한 인상을 심어주는 핵심적인 부분을 말한다.켐파마의 ‘CHEM’과 ‘PHARMA’는 단순히 화학·약학 분야를 나타내는 이름으로 별다른 식별력이 없다고 봤다. 이어 높은 인지도와 강한 식별력을 가진 레고의 상표와 레고켐파마의 상표가 매우 유사하다고 지적하며 "피고(레고켐바이오)가 선사용상표들(레고)과 연상 작용을 의도해 이 사건 등록상표(레고켐파마)를 출원했다고 볼 여지가 크다"고 지적했다.레고켐바이오는 블록을 조립하는 것처럼 화학 물질을 합성하는 방법을 설명하는 ‘레고 케미스트리’라는 학술 용어가 있으므로 레고 회사와는 무관하다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대법원은 "이 사건 등록상표는 저명상표인 선사용 상표들이 가지는 식별력, 즉 단일한 출처를 표시하는 기능이 손상될 염려가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며 등록을 무효로 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상표법 34조 1항 11호는 ‘타인의 상품의 식별력 또는 명성을 손상시킬 염려가 있는 상표’는 상표로 등록할 수 없다고 정한다.대법원 관계자는 "등록된 상표가 상표법상 ‘타인의 저명한 상표가 가지는 식별력을 손상시킬 염려가 있는 상표’에 해당해 그 등록이 무효로 돼야 한다고 본 최초의 사례"라고 설명했다.곽선미 기
    새해 ‘자정의 태양’ 뜬다…즐기자! 2023 서울윈터페스타
    새해 ‘자정의 태양’ 뜬다…즐기자! 2023 서울윈터페스타 "10, 9, 8, 7, 6, 5, 4, 3, 2, 1"올해 마지막 날인 12월 31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을 중심으로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종로구 광화문광장 3곳에서 새해 카운트다운이 끝나면 중구 세종대로 한가운데 지름 12m 규모의 ‘자정의 태양’이 떠오른다. 9일 서울시에 따르면 12월 31일 오후 11시부터 보신각∼세종대로 구간에서 카운트다운과 제야의 종 타종 행사가 개최된다. 도심 어디서나 함께할 수 있도록 DDP, 광화문광장에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삼원 생중계한다. 타종행사는 코로나19 이후 4년 만에 시민이 참여한다.이날 새해 카운트다운은 오늘 15일부터 내년 1월 21일까지 이어지는 ‘서울윈타(서울윈터페스타) 2023’의 하이라이트다. 시는 ‘서울라이트’(Seoul Light), ‘서울빛초롱축제’, 크리스마스 마켓과 서울광장 스케이트장 등을 한 데 묶어 초대형 도심 겨울축제 서울윈타를 연다.‘세상에 없던 빛, 서울을 물들인다’를 주제로 열리는 서울윈타에서는 미디어파사드(건물 외벽에 LED를 설치해 미디어 기능을 구현하는 것), 프로젝션 맵핑(대상물 표면에 빛으로 이뤄진 영상을 투사하는 기술), 고보 조명(바닥이나 벽면에 글씨·영상을 투광하는 조명) 등 최신 빛·조명 기술을 활용한 10가지 세부 축제와 행사로 다양한 즐길거리를 선보인다.서울윈타는 다음 달 15일 오후 6시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서울라이트 광화’, 광화문광장·청계천·서울광장의 ‘서울빛초롱축제’, 열린송현녹지광장의 ‘송현동 솔빛축제’ 일제 점등으로 시작한다.서울라이트 광화에서는 100년 만에 복원된 광화문 앞 월대에서 광화문광장으로 이어지는 800m 길이의 초대형 미디어파사드를 연출해 시각적으로만 아니라 역사적으로도 신선한 감동을 선사한다. DDP에서는 외벽을 캔버스로 활용해 자연과 기술의 질서를 찾아내는 ‘디지털 아틀란티스’를 초현실적이면서도 환상적으로 표현한 ‘서울라이트 DDP 겨울’도 만나볼 수 있다.올해로 15번째를 맞는 대표적인 도심 빛 축제 서울빛초롱축제는 ‘화이트 나이트 인 서울’(White Night in Seoul)을 테마로 한 대형 조형물을 중심으로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한다.110년 만에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열린송현녹지광장에서 열리는 송현동 솔빛축제는 올해 처음 개최된다. 소나무 숲 베일에 가려져 있던 미지의 공간에 ‘자연의 빛’을 투영해 어둠 속에서 더 극명하게 드러나는 빛과 그림자로 초자연의 경이로움을 표현해낸다.시민의 사랑을 받아온 광화문광장·DDP ‘크리스마스 마켓’(12월 15일∼2024년 1월 21일)과 서울광장 스케이트장(12월 22일∼2024년 2월 11일)은 올해도 운영한다.12월 30일부터 내년 1월 1일까지 DDP 일대에서 열리는 ‘2023 서울콘’(SeoulCon)과 연계해 글로벌 인플루언서와 함께 축제의 진가를 전 세계에 알리는 활동도 펼친다.행사와 관련한 더 자세한 내용은 서울윈타 홈페이지(www.winta.c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민정혜 기
    세계 최초 ‘AI 규제법’ 합의…EU, 37시간 논의 끝 안면인식 등 엄격 통제키로
    세계 최초 ‘AI 규제법’ 합의…EU, 37시간 논의 끝 안면인식 등 엄격 통제키로 안면인식 제한하되 국가안보 등 예외…위반시 최고 500억원 벌금유럽연합(EU)이 8일(현지시간) 밤 인공지능(AI) 기술 규제 법안에 합의했다. AI에 관한 세계 첫 규제 법안으로 장시간 논의 끝에 타결됐다. 룸버그 통신, 워싱턴포스트(WP),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와 유럽의회, EU 27개 회원국 대표는 37시간이 넘는 마라톤 회의 끝에 ‘AI 법’(AI Act)으로 알려진 법안에 합의했다. 타결안을 보면 AI의 위험성을 분류하고 투명성을 강화하며, 정치·종교적 신념, 성적 지향, 인종과 같은 민감한 특성을 기준으로 사람들을 분류하는 안면 인식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위해 인터넷 혹은 보안 영상에서 생체 정보를 스크랩하는 것을 금지했다. 법안 초안은 유럽 의회와 회원국들의 공식 승인을 거쳐야 한다. 승인 후 완전히 발효되기까지는 2년이 소요되며, 이후 EU는 AI 규제를 위한 국가 및 범유럽 규제 기관을 창설할 예정이다.규정을 위반하는 기업은 최대 3천500만유로(약 497억원) 또는 전 세계 매출의 7%에 해당하는 벌금을 부과받는다. 다만 사법당국의 인신 매매 피해자 수색, 테러 위협 예방, 살인·강간 등 범죄 용의자 추적 등을 위한 ‘실시간’ 안면 인식은 허용하는 등 일부 예외 조항을 뒀다. 오픈AI의 챗GPT, 구글 바드와 같은 대규모 언어 모델은 규제하되 국가 안보와 법 집행을 위해 활용하는 AI에는 광범위한 예외 조항을 두기로 했다. EU의 AI 규제 논의는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가 2021년 4월 법안 초안을 발의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고, 새로운 기술 혁신이 등장하면서 법안을 다시 작성하게 됐다. 초기 버전에서는 챗GPT를 지원하는 범용 AI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 이번 협상에서는 특히 프랑스와 독일, 이탈리아 등 일부 국가들이 자국 기업에 불리할 수 있다는 이유로 일부 규정 완화를 주장하면서 난항이 빚어졌다. 최종 합의문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며, 기술적인 세부 사항에 관한 논의는 막후에서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NYT는 전했다. 티에리 브르통 EU 내수시장 담당 집행위원은 성명에서 “우리는 시민의 기본권을 보호하면서 법 집행 지원을 위해 AI의 잠재력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 사이의 적절한 균형을 찾는 데 많은 시간을 보냈다”며 “우리는 유럽에서 대규모 감시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조재연 기
    “꼭 매력 찾으려고 클래식 듣나… 인간답게 살기 위해 필요한 것”
    “꼭 매력 찾으려고 클래식 듣나… 인간답게 살기 위해 필요한 것” 서울 압구정 로데오 거리엔 20년간 그 공간을 지킨 클래식 음반 가게 ‘풍월당’이 있다. 음반을 팔고, 책을 팔며, 강의를 하는 이곳은 ‘공들인 음악’을 듣기 위한 사람들이 모이는 사랑방이자, 플랫폼이며, 절박한 마음으로 문화와 인간다움의 가치를 사수하는 방둑이다.이곳을 세운 박종호 풍월당 대표는 잘나가던 정신과 전문의였다. 그의 표현에 따르면, 풍월당을 차린 건 “섬에 놀러 왔는데 너무 좋아서 오래 있게 된” 경우다. 그 후로 20년이 흘렀다. 그동안 박 대표는 수십 권의 책을 쓴 작가이자, 수많은 사람에게 예술과 삶의 본질을 일깨우는 길잡이 노릇을 해왔다.지난달 20일 풍월당에서 만난 박 대표에게 클래식의 매력을 물어보자 불호령(?)이 떨어졌다. “클래식은 꼭 매력을 찾으려고 듣는 게 아니에요. 안 들어도 세상 사는 데 지장은 없죠. 그렇지만 인간답게 살기 위해 필요한 거죠.”―클래식을 좋아하게 된 계기는.“처음부터 ‘클래식 좋아해야지’ 했던 건 아니다. 어릴 적부터 음악을 좋아하던 아이였다. 국민학교 들어가기 전에 윤복희, 패티김 같은 대중가요를 들었고, 올드팝으로 넘어갔다가 중학교 때 클래식에 안착했다. 그냥 남보다 음악을 빠르게 섭렵했다.”―음반 가게를 열려고 의사를 그만둔건가.“의사는 힘들어서 그만뒀다. 겉으로는 잘나가는 의사였지만, 속으로는 스트레스가 많았다. 쉴 때 매일 음반 가게에 놀러 가다가 내가 직접 하나 차려볼까 했던 거다.”―왜 음반 가게였나.“내 신념 중 하나가 ‘음반이 없어지면 음악이 없어진다’이다. 종이책이 없어지면 책이 없어진다는 말과 같은 맥락이다. 책이 있다는 건 내가 그 책의 내용을 언제든지 꺼내볼 수 있다는 거니까.”―검색하면 언제든 알 수 있지 않나.“쉽게 얻은 정보는 쉽게 잃는다. 더 큰 문제는 무엇을 검색할지 모르는 거다. 한나 아렌트를 모르는데 그에 대해 검색할 수 있을까. 아렌트에 대한 책이 줄어든다는 건 아렌트를 기억하는 사람이 줄어든다는 것과 같다.”―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 멀어진다는 얘긴가.“맞다. 누군가는 (음반 보존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물건이 모이고,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가 필요하단 생각이 들었다. 최소 사랑방 역할은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바람이었다.”―음반을 사는 사람은 줄고 있는데.“풍월당을 시작한 2003년 이미 음반 가게들이 문을 닫을 때였다. 음반이 안 팔리니 유지할 방법이 뭘까 고민하다가 책을 쓰고 강의를 하게 됐다.”―음반을 팔기 위해 책을 판다?“음악을 듣게끔 유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 음악의 의미를 알려주는 거다. 음반과 책, 강의는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하나다.”박 대표의 말처럼 풍월당은 음반 가게를 넘어 예술 전문 서적을 내는 출판사이자 문화 전 분야를 망라하는 강좌를 운영하는 아카데미다. 벽돌보다 두꺼운 음악가 평전이나 오페라 총서는 풍월당에서만 낼 수 있는 책들이다. 최근엔 폴란드 출판사와 쇼팽 평전을 계약했다.―다른 곳에선 볼 수 없는 책들이다.“나는 남들이 하는 건 안 한다. 세상에 필요한데, 남들은 내지 않는 책. 그게 우리 출판 기준이다.”박 대표의 소신과 달리 요즘은 문화계 전반에서 유행에 편승하는 경향이 커졌다. 최근엔 배우 한소희가 페르난두 페소아의 ‘불안의 서’를 언급하자 10년 전에 출간된 책이 완판됐다. 박 대표는 “문학에서 베스트셀러란 말은 웃기는 얘기”라고 잘라 말했다.―그만큼 공감했다는 의미 아닐까.“그보단 책을 액세서리로 여기는 것 같다. 유명 문학상을 탔다는 작가들마저 인기에 편승해서 얕은 책을 쓰고 있으니 큰일 났다 싶다.”―공연에서도 특정 연주자나 연주단체에 쏠리는 경향이 커졌다.“대중문화라면 대중의 관심이 클수록 가치가 있지만, 클래식은 다르다. 절대적으로 그 가치를 알 수 있는 힘이 있어야 한다. 다들 A를 찾아도 홀로 B의 가치를 찾는 것. 그것이 고전의 세계다.”―왜 많은 사람이 본인이 판단하지 않고, 다른 사람을 따라가는 걸까.“음악을 듣지 않고, 책을 읽지 않으며, 영화를 보지 않기 때문이다.”―서점, 극장에 사람은 더 많아졌다.“예술을 진지하게 보지 않고, 시간 때우기로 보는 사람이 많아졌다. ‘두 번 읽지 않을 책은 한 번 읽을 필요도 없다’는 말을 좋아한다. 그런데 요즘은 그 한 번도 제대로 보지 않는다. 대중음악, 오락영화도 마찬가지다. 속에 담긴 메시지에 천착할 여유와 역량이 없다. 많이 본 것과 상관없이 얼마나 제대로 받아들이느냐의 차이다.”―고전이 중요한 이유는 뭔가.“클래식 음악을 고전이라고 하는 이유는 수백 년에 걸친 검증에서 살아남은 음악이라서다. 당대에 인기 있었던 알레비란 작곡가가 있다. 60편가량 오페라를 썼는데, 지금은 한 편 남고 다 도태됐다. 제일 냉혹한 곳이 공연예술계다. 지금 듣고 있는 클래식 음악들은 시대를 초월한 가치가 있다.”―책에 대한 가치는 많이들 공감하지만, 음반에 대해선 여전히 취미나 교양의 문제라고 생각한다.“인간에겐 로고스(이성)도 있지만 파토스(감성)도 있다. ‘호메로스’를 책으로만 읽는 건 파토스 없이 로고스만 취하는 것이다. 음악으로 가슴을 때려야 한다. 가슴이 살아 있는 인간인가? 그렇다면 음악이 필요하다. 참담하지만 이 세대가 음악을, 고전음악을 잃어버리고 있다. 음악이 실종된 상태라 세상이 각박하고 정치, 사회에서 품위가 실종됐다. 교양으로 치부할 문제가 아니다.”박 대표는 인터뷰에서 새로운 소설은 읽어도, 새로운 음반은 잘 듣지 않는다고 했다. 모순 같지만, 이유가 있었다.―음반 가게 대표가 신간은 챙겨봐도 신보는 잘 안 듣는 건 아이러니 같다.“사람들이 잘못 알고 있는 게 있다. 소설은 새 소설이 나오면 산다. 그런데 클래식은 같은 곡을 다른 연주자가 연주한 걸 산다. 예상 가능하다는 얘기다.”―왜 이런 문제가 생길까.“음반 회사들이 돈이 되는 방향으로 아이돌 가수 마케팅하듯 연주자들에게 녹음을 시킨다. 새로운 작품은 잘 팔리지 않으니 똑같은 쇼팽이 나오고, 똑같은 바흐가 끊임없이 나온다.”―음반을 많이 팔기 위해 어쩔 수 없는 판단 같은데.“대중음악과 클래식은 다르다. 같은 잣대를 들이밀어선 안 된다. 자본주의 논리를 적용하는 건 클래식 산업을 저해하는 요소다. 클래식 관계자들이 자신이 다루는 음악의 가치를 망각하고 있다.”―연주자들에게도 해가 될 것 같다.“젊은 연주자들이 더 큰 음악가가 될 수 있는데 기회를 놓치는 경우를 많이 봤다. 젊을 때 반짝한 연주자가 나이 들어 그 명맥을 잇는 경우가 드물다. 외국에선 신동이 나이 들고 또 다른 깊이를 보여주는 경우가 많다.”―차이가 뭘까.“첫째는 연주자 개인이 가진 교양적 깊이. 둘째는 주변 사람들의 수준. 연주자를 서커스단 광대처럼 돌리느냐 아니냐의 차이다. 그래서 품위가 느껴지는 젊은 연주자들이 보이면 반갑다.”―젊은 연주자 중 품위를 지키고 있는 연주자는 누가 있나.“임윤찬 아닐까. 주변 사람들이 많이 얘기한다. 이런 연주자는 오염되지 않도록 주변에서 잘 보살펴야 한다.”―풍월당을 처음 시작했을 때와 지금 마음가짐에 차이가 있을까.“시작할 땐 좋아하는 걸 하는 마음과 사명감이 반반이었다면, 점점 사명감이 커진다. 주변에서 ‘잘한다’며 떠미니까 ‘내가 대단한가?’ 하는 착각도 든다.”―사명감이 커지는 이유는.“클래식이 점점 더 나쁜 쪽으로 가고 있어서다. EMI가 없어지고, 필립스가 더 이상 음반을 내지 않는다. 엄청난 가치를 가진 것들이 경제 논리로 없어지는 게 안타까웠다. 최소한 ‘풍월당’이란 공간에서만큼은 밖에서 통용되는 자본주의란 잣대가 아닌, 정신적 가치를 얘기하고 싶다. 절실함이 커졌다.”―의사를 다시 하고 싶단 생각이 드는 순간은 없나.“‘의사 계속했다면 빌딩을 지었겠다’고 할 때가 있다. 세상엔 돈 말고 다른 가치를 위해 사는 방법도 있다고 매일 되새김질한다.그래서 매순간 당당하다. ‘그리스인 조르바’가 마지막에 뭐라고 하는지 아나? ‘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다.’” “내가 왜 책 쓰고 강의하냐고?… 풍월당 먹여 살리기 위해”■ 책도 쓰는 풍월당 대표문닫았을때 홀로 강의한 모습편지와 함께 회원들에게 보내“예술 신념 책에 담고 싶었다” 박종호 풍월당 대표는 풍월당을 먹여 살리기 위해 책을 쓰고 강의를 한다. 그의 표현에 따르면 책을 쓰고, 강의하는 건 “고기 먹는 즐거움을 알게 하기 위해 낚시를 가르치는 행위”다. 오는 20일 출간 예정인 ‘마리아 칼라스’처럼 클래식 전문 서적이 다수를 이루지만, 그는 오히려 자신의 인생과 마음이 담긴 에세이 2권을 아낀다. ‘예술은 언제 슬퍼하는가’(민음사)와 ‘코로나 시대의 편지’(풍월당)다.‘코로나 시대의 편지’는 박 대표가 코로나19 유행으로 풍월당 아카데미가 문을 닫은 동안 회원들에게 보냈던 편지를 모은 것이다. 박 대표는 “풍월당과 풍월당을 아끼는 사람들 사이 끈을 이어가려고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텅 빈 강의실에서 홀로 찍은 강의를 매주 USB 형태로 회원들에게 보낼 때 편지를 동봉했다. 책엔 음반 가게 대표나 클래식 애호가 박종호보단, 인간 박종호의 생각이 담겨 있다. 투표소에서 본 할아버지를 통해 아버지를 추억하기도 하고, 영화에 빠졌던 어린 시절을 되새기며 동무를 그리워한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참 많이 걸어다녔다”는 산책자의 기록이자 책과 음악, 주변을 바라보면서 경계 너머에 안부를 묻는 구경꾼의 관심이다.‘예술은 언제 슬퍼하는가’는 반평생 이상 음악과 문학, 영화에 파묻혀 지냈다는 박 대표의 예술론이다. 그는 “사람들이 많이 찾고 인기 있다고 예술이 아니라 진짜 예술은 이런 것임을 말하고 싶었다”고 소개했다. 책은 예술을 ‘소외된 자들을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박 대표는 “앞으로는 인생 이야기를 더 쓰려고 한다”며 “주변의 이야기, 가난한 사람들의 이야기, 조용하지만 묵묵히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싶다”고 말했다.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
    고전 로맨스 ‘러브 스토리’ 주연 라이언 오닐 별세…향년 82세
    고전 로맨스 ‘러브 스토리’ 주연 라이언 오닐 별세…향년 82세 고전 할리우드 로맨스 영화의 ‘러브 스토리’의 주연 배우였던 라이언 오닐이 별세(향년 82세)했다. 8일(현지시간) 오닐의 아들 패트릭 오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내 아버지가 오늘 사랑하는 가족들 곁에서 평화롭게 돌아가셨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사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AP통신에 따르면 오닐이 과거 만성 백혈병으로 투병했고, 2012년에는 전립선암 진단을 받은 바 있다. 오닐은 1970년 개봉한 ‘러브 스토리’에서 남자 주인공 ‘올리버’ 역을 맡았다. 러브 스토리는 신분 차이를 극복하고 사랑에 빠졌다가 불치병으로 사별하는 두 남녀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았다. 그는 이듬해 오스카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오닐은 이후 ‘왓츠 업 덕’(1972), ‘페이퍼 문’(1973), ‘배리 린든’(1975), ‘메인 이벤트’(1979), ‘드라이버’(1978) 등의 영화에 출연했고, 2010년대까지 TV 드라마 시리즈 ‘위기의 주부들’, ‘본스’ 등에 출연하며 배우로서 경력을 이었다.그는 첫 번째 부인인 배우 조안나 무어와의 사이에서 배우 그리핀 오닐과 테이텀 오닐을 뒀으며, 두 번째 부인인 배우 리 테일러 영과의 사이에 아들 패트릭 오닐을 낳았다. 다만, 그는 두 차례의 결혼생활을 이혼으로 마감했으며, 거의 30년에 걸쳐 여배우 파라 포셋과 열애를 했다. 그가 포셋에게 끈질기게 구애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둘 사이에 태어난 아들 레드먼드 오닐이 태어났다. 오닐은 포셋이 암으로 투병하는 동안 그녀의 곁을 지킨 것으로 알려졌다.김무현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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