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게재 일자 : 2007년 06월 02일
한국인이 베트남에 남긴 ‘그림자’ 조명
내일 SBS 스페셜 ‘2007 라이따이한의 눈물’
강연곤기자 kyg@munhwa.com
SBS 스페셜은 3일 오후 11시5분 방송하는 ‘2007 라이따리한의 눈물’편을 통해 국내에 불고 있는 베트남 열풍과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해 해결하고 넘어가야 하는 문제에 대해 짚어본다.

제작진이 주목한 건 베트남전 이후 그곳에 남겨진 한인 2세들, 즉 ‘라이따이한’이다. 방송은 이미 지나간 옛날 얘기라고 할 수 있는 라이따이한 문제에 대해 “이들의 슬픔과 그리움은 점점 깊어지고 있는, 현재진행형”이라고 지적한다.

짠다이 송씨는 고급 승용차에 대저택을 갖고 있는 성공한 사업가. 1971년 귀국했던 그의 한국인 아버지는 “전쟁이 끝나면 반드시 돌아오겠다”며 떠났지만, 돌아온다는 약속은 지키지 못했다. 평생 수절하며 아들을 키운 짠다이의 어머니는 눈물겨운 ‘망부가’를 털어놓는다.

제작진은 1992년 SBS 프로그램을 통해 소개됐던 조 김마이 등 라이따이한 아이들의 삶도 추적한다. 공장에서 일을 하면서 학업에 대한 욕심도 많았던 소녀 조 김마이. 한국인 아버지는 오빠만 데리고 한국으로 돌아갔고, 30대가 된 김마이는 아직 아버지와 오빠를 그리며 살고 있다. 제작진이 확인한 결과 조 김마이의 아버지는 자살했다. 김마이에겐 베트남전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제작진은 말한다.

라이따이한의 삶은 2대로 이어지고 있다. 1992년 방송 당시 아버지를 그리워하며 기도를 올리는 모습이 소개됐던 소녀 푸옹은 아들과 함께 그때와 다름없이 기도를 하고 있다.

푸옹은 몇년 전 한국인과 결혼했지만, 사업에 실패한 남편은 한국으로 떠난 후 소식이 없다. 아버지 없는 라이따이한의 삶은 푸옹과 그의 아들에게까지 2대에 걸쳐 내려오고 있는 것이다. 제작진은 이와 함께 최근 베트남에서 한국 남자들과 현지 여성 사이에 태어난 새 생명들에 대해서도 지적한다. 돈으로 치장한 중년 남자, 한류의 후광을 입은 젊은 유학생 등 한국 남자들은 다시 ‘미스 사이공’들을 울리며 새로운 라이따이한들을 낳고 있다. 하지만 아이들 대부분은 한국인 아버지로부터 버림받고 있다.

제작진은 “이번 프로그램은 전쟁과 돈, 사랑과 생명의 탄생에 대한 영상보고서”라면서 “꼭 돌아오겠다는 약속, 사랑한다는 약속 하나만 믿고 평생을 살아가는 베트남 여인들의 눈물과 한숨을 통해 대한민국, 또 한국 남자들을 반성해 보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강연곤기자 kyg@munhwa.com
Copyright ⓒ 문화일보.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