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Q160소년, 영재교육부재로 ‘천덕꾸러기’신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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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1997-07-26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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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IQ160의 정경훈군


‘평각을 180˚에서 210˚로 바꾸면 어떻게 될까.’
정7각형을 작도할 수 없어서 이런 생각을 해보았다는 전남 구례군 산동면 원촌초등학교 5학년 鄭京勳(정경훈.11)군.
탐구심을 주체할수 없지만 학교에서도 가정에서도 해결할 길이 없다. 오히려 ‘엉뚱한 질문’으로 교실의 ‘천덕꾸러기’가 되기 십상이다.

鄭군이 서울의 학교교육에 적응하지 못하고 2학년때 구례로 전학한 것도 이 때문이다.

지능지수(IQ)160이상인 鄭군의 수난은 서울 서초구 서초3동의 신중초등학교에 입학해서부터 시작됐다.끊임없는 질문에 담임교사는 두손을 들었고 결국 ‘수업분위기를 망치는 아이’로 전락하고 말았다.

사정은 당시 열린학교로 명성이 높았던 여의도 윤중초등학교로 전학해서도 마찬가지였다.담임교사의 눈에 鄭군은 “머리는 좋지만 다른 아이들의 수업을 방해하는 아이”로밖에 비치지 않았다.

학교로 호출된 어머니 李吉順(이길순.34)씨가 아이가 영재아라서 그러니 너그러이 보살펴달라고 간청했지만 담임은 이해하지 못했다.

아이에게 “영재교육을 시키지는 못할망정 정상적으로라도 자랄 수 있도록 돕는 길”은 시골로 학교를 옮기는 것밖에 없었다.2학년때인 94년 4월 鄭군 일가는 어머니 李씨의 친정인 구례로 낙향했다.

단국대와 명지대등의 미술강사로 출강하는 아버지 鄭正洙(정정수.44)씨의 수입만으로는 鄭군에게 따로 영재교육을 시킬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지금까지 여러 사람들이 홀수의 완전수를 찾는데 실패했지만 나는 홀수의 완전수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했다.” 鄭군이 지난 1월12일 복잡한 증명과정과 함께 일기장에 쓴 글이다.이 증명은 대학 수학과 교과과정의 정수론에 나오는 것으로 전문가들에 의해 올바른 증명임이 확인됐다.

지난 24일 한국교육개발원 영재교육특임본부가 鄭군에게 영재판별검사를 실시한 결과,과학과 수학에서 지금까지 조사대상이된 영재아중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가 나왔다.
개발원의 金洪源(김홍원.43)연구위원은 “서울과학고와 민족사관고에서도 鄭군처럼 머리가 뛰어난 아이를 보지 못했다”며 “현재의 공교육체제 아래서는 鄭군의 영재성을 키워줄 지속적인 시스템이 없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鄭군의 부모도 “남다른 재능을 가졌으면서도 학교교육에 적응하지 못해 괴로워하는 아이를 생각하면,정부나 독지가의 후원을 얻어서라도 외국 전문기관 및 국내외 전문학자들로부터 집중적인 영재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해주고 싶은 심정”임을 숨기지 않았다.

특히 어머니 李씨는 “안정된 영재교육 체계 아래서 교육받지 못해 재능발굴에 실패한 김웅용군처럼 사회적 부적응에 시달릴까봐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金永模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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