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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계 위기 분석 게재 일자 : 1997년 12월 23일(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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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동폭제한 폐지를 전후해 안정세를 보이며 1천3백원대까지 하락했던 원·달러 환율이 다시 2천원선에 접근하면서 금융공황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환율 왜 다시 오르나=환율의 상승은 기본적으로 국내 금융기관의 외화부족 사태가 지속되는 가운데 이들의 대외신용도가 개선되기는 커녕 악화일로를 걷고 있어 급기야 부도가 불가피한 것이 아니냐는 전망까지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계에 따르면 국내은행들은 국제통화기금(IMF) 자금지원 이후 해외신인도 회복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외화자금 조달이 더욱 악화돼 외채 차환비율은 계속 낮아지고 한국은행지원에 대한 의존율이 높아짐으로써 국가 외환위기를 가중시키고 있다.

국민·주택·장기신용은행 등의 관계자들은 그동안 한국은행의 외화자금 지원을 받지 않고 자체적으로 부채를 상환해왔으며 일부 여유자금을 타 은행에 지원해왔으나 최근 들어 크레디트라인의 축소가 심해지고 차환비율도 떨어지는 등 사정이 악화돼 타은행 지원이 어려운 지경에 도달했다고 밝히고 있다.

이들 이외의 대다수 은행들은 외채 만기연장률이 평균 20%대 이하로 떨어진 가운데 정부와 한은에서는 만기가 돌아오는 상환액의 50%까지는 자체조달하도록 강력히 요구하고 있으나 다수의 시중은행의 관계자는 아무리 뛰어도 당국이 요구하는 50%의 자체 해결이 어려운 상태라고 밝히고 있다.

◆외채실상 심각하다=姜萬洙(강만수)재경원차관은 지난 9월말 현재 IMF 기준으로 총외채는 1천1백96억달러로 집계됐으며 국내 금융기관이 해외점포에서 빌린 돈이 6백78억달러, 기업들의 현지금융은 약 4백억달러에 달한다고 23일 국회재정경제위에서 밝혔다.

이에 따라 이중계상된 부분을 제외하더라도 우리나라 총외채는 2천억달러 내외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며 따라서 단기외채도 이중 1천3백억달러 정도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 95년말 우리나라의 총외채는 정부의 공식발표를 기준으로 7백84억달러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급증하면서 당국이 통계의 공표를 꺼리기 시작, 올해들어서 작년말 현재로 1천47억달러라는 숫자를 발표한 이후에는 3월말 현재 통계인 1천1백억달러를 9월말 국정감사에서 밝힌뒤 더이상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IMF의 긴급자금 지원을 받기 위한 협의과정에서 정부가 밝힌 숫자로는 올해는 오히려 1천15억달러로 32억달러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을 뿐이다. 그리고 IMF자금의 유입으로 외채가 늘어나도 내년말에 1천2백68억달러에 그치는 것으로 예상됐다.

금융당국은 당초 채무자를 기준으로 하는 IMF와는 달리 채권자를 기준으로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기준으로 외화부채 총액을 추산해본 결과 2천6백억∼2천7백억달러라는 수치가 나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부도위기 팽배해 있다=금융계에는 이미 외화부도의 위기감이 팽배해 있다. 금융계 관계자들은 이제 어느 순간에 어느 금융기관이 부도를 선언할지 모른다는 공포에 사로잡혀 있는 상태다.

그동안 외환위기를 어렵게나마 넘길 수 있을 것이라고 얘기해오던 한국은행 관계자들도 이제는 자신있는 목소리를 내놓지 못하는 상태다. 누구에게서나 “큰일났다”라는 말이 나오고 고작해야 “부도나면 절대 안된다”는 반응이다.

◆대책이 시급하다=이같은 위기 상황에 대해서 정부도, 한국은행도, 금융계도 속시원한 대책을 전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주식·채권시장을 거의 완전히 개방하고 국채발행, 정부의 지급보증 등을 통한 외화조달 방안이 추진되고 있지만 우리나라와 모든 금융기관, 기업의 대외신용도가 정크수준으로 추락한 상태여서 그 효과는 불투명하다. 금융계 관계자는 이제 정부의 지급보증 자체도 의미가 없다고 잘라 말하고 있다.

일부 금융기관 관계자는 金大中(김대중)당선자가 당장 미국과 일본을 방문에 대량의 외화를 차입하는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IMF의 기본입장에 부합되도록 부실 금융기관의 즉각적인 폐쇄, 부실기업의 조기정리 등을 포함한 보다 강력한 경제안정화 대책이 나와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경제정책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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