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차원 높은 ‘CD롬 고려사’ 나왔다

학술 데이터베이스 구축의 모범사례로 꼽힐만한 작업이 이뤄졌다. 데이터베이스 개발업체인 ㈜누리 미디어(대표 최순일)는 1차 사서나 학술자료인 ‘발해사’ ‘팔만대장경 해제’ ‘문헌정보학회지’등을 대상으로 학술데이터베이스를 연차 간행하기로 하고 ‘고려사’를 CD롬으로 간행했다.

북한의 사회과학원과 판권 계약에 따라 제작된 ‘CD롬 고려사’는 CD롬제작의 선구적 사례로 기록되는 ‘CD롬 조선왕조실록’보다 우수한 프로그램인 ‘네트워크 버전’으로 만들어졌다. 따라서 대학도서관에서 한 장을 구입할 경우 대학도서관과 연결된 컴퓨터망을 통해 대학내 연구자들이 동시에 고려사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네트워크 버전은 프로그램이 상대적으로 까다롭고 구입가(3백만원)도 높다.

그러나 활용도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주목된다. 개발기간 2년에 개발비는 2억여원. ‘조선왕조실록’의 개발비가 5백억원임을 감안한다면 ‘CD롬 고려사’는 훨씬 적은 제작비로 만들어진 셈이다. 이 점은 ㈜누리 미디어의 프로그램을 ‘CD롬 조선왕조실록’전산팀이 만들어 그동안 노하우가 축적됐기 때문에 가능했다.

‘CD롬 고려사’에 담긴 내용은 2백자 원고지 4만장 분량. 이성계의 지시에 의해 편찬이 시작된 이래 57년에 걸쳐 만들어진 총 1백39권의 내용이 한장의 CD롬에 담겨 연구자들에 의해 극히 자유로운 검색이 가능하다. 예를들어 고려사 기간동안 태양의 흑점 현상 기록을 검색하기 위해 ‘흑점’혹은 ‘黑子(흑자)’라는 명령어로 검색할 경우 고려사에 수록된 15건의 기록을 손쉽게 열람 검색할 수 있다.

북한 국역 ‘고려사’는 58년 기획을 시작해 지난 66년 전질을 완역했다. 국내 번역본보다 훨씬 가독성에서 우수하다는 장점이 있다. 단 국내 번역본과 어법의 차이를 피할수 없다는 약점을 갖고있다. ㈜누리미디어 측은 “고려사 연구는 조선사 연구보다 상대적으로 연구인력이 적고 대중성이 떨어진다. 그러나 대학도서관등 2백여곳에서 ‘CD롬고려사’를 소화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본다”고 밝혔다. <趙祐奭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