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강탈락 그러나 빛난 8개국 얼굴들

“비록 졌지만 그들은 축구팬들의 가슴속에 영원히 잊을 수 없는 큰 선물을 남겼다.”

월드컵 8강진출에 실패한 8개팀이 1라운드부터 제각기 인상적인 경기를 펼치면서 전세계 축구팬들에게 ‘8가지 선물’을 남겨줬다는 전문가들의 평가를 받고 있다. 칠레가 남긴 선물은 ‘Za-Sa 트윈타워’. 사모라노와 살라스로 구성된 투톱은 이번대회 가장 손발이 잘 맞는 스트라이커로 평가받고 있다.

나이지리아는 불가리아와의 경기에서 이번 대회 가장 훌륭한 ‘전반전’을 선보였다. 미드필더 오코차, 스트라이커 익페바와 아모카치가 환상의 개인기로 불가리아의 골문을 유린한 것은 영원히 기억될 장면이다. 유고의 스트라이커 스토이코비치는 올해 33세란 나이에도 불구하고 전경기를 통해 성실한 플레이와 화려한 개인기를 보여준 인텔리전트 사커맨.

마침내 잉글랜드는 세계축구에 ‘18세의 축구신동’을 선물했다. 32개 참가팀중 최연소 선수 마이클 오언이 보여준 스피드와 체력, 개인기는 그가 펠레, 마라도나의 뒤를 이을 재목임을 입증하고도 남는 것이었다. 특히 아르헨티나전에서 보여준 오언의 추가골은 이번대회 최고의 득점장면으로 꼽혔다.

노르웨이는 에일 올센감독의 철학인 ‘축구는 노력’이란 평범한 진리를 다시한번 팬들에게 각인시켰다. 노르웨이가 브라질에 이긴 배경에는 올센감독의 상대팀에 대한 끊임없는 분석 그리고 선수들과 혼연일체된 정신력의 승리로 모든 축구팀에 모범이 되는 교훈을 전달하고 있다. 파라과이의 선물은 ‘골 넣는 골키퍼’ 호세 루이스 칠라베르트. 칠라베르트는 최고의 수문장이란 평가와 함께 득점에 도움이 되는 골키퍼로 기록될 것이다. ‘아즈텍의 후예’ 멕시코는 ‘죽어도 포기하지 않는다’는 감동의 투혼을 보여줬다. 벨기에전에서 10명의 선수로 2-0으로 앞서다 아깝게 비겼지만 그들은 세계축구에 멕시코의 태양같은 강렬한 이미지를 보였다. 마지막으로 루마니아는 전선수가 노랑머리로 물들인 것에서 알 수 있듯 감독을 포함한 전선수들이 이기겠다는 열망만큼 경기를 즐기겠다는 태도를 보여줬다.

<李正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