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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주간방송평 게재 일자 : 1998년 09월 11일(金)
방송3사 드라마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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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부터 TV드라마 전쟁이 한창이다. 우선 일일극‘내사랑 내곁에’(KBS1)가 치고들어와서 오후 9시뉴스 시청률의 대리전을 펴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 드라마는 겹사돈으로 이어질 수 있는 기정·기풍 형제와 금주·은주 자매의 관계가 두 집안에 들통나는 고비에 이르러 사상 최고의 시청률을 올리고 있는‘보고 또 보고’(MBC)에 제동을 걸기는커녕 처음부터 졸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상대의 작전을 계산하지 않고 타이밍 안맞게 무턱대고 새드라마를 9월 첫주 월요일에 방영한 편성전략의 실책이 크게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한편 국산품 같지 않은 웅장한 스케일과 철저히 계산된 장면마다 영상미를 갖춘‘백야 3.98’(SBS)은 일단‘맨발로 뛰어라’(MBC)를 제압하며 30%를 넘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백야 3.98’은 다른 드라마와는 무게와 템포가 다르기 때문에‘모래시계’ 때처럼 자리가 잡히면서부터 인기가 더욱 폭발할 것같다.

중반부터는 악을 쓰는 장면이 불쑥불쑥 튀어나오면서 제풀에 자멸해버린‘마음이 고와야지’(MBC)의 허점을 찔러‘정부수립 50주년 10대기획’과는 거리가 먼, 폭력 위주로 궤도수정하여‘미니 다이하드’가 된‘야망의 전설’(KBS2)은 이제 주말의 고지를 탈환하여 숙원을 풀기에 이르렀다.

이래서 세편의 드라마가 시청률‘톱3’가 되었는데, 과연 누구를 위한 드라마전쟁인지, 이것이 드라마라는 수단을 통해 오늘의 한국인에게 꼭 보여주고 싶은 TV 미디어의 메시지인지 짚어보지 않을 수 없다.

‘보고 또 보고’는 이제 코미디를 뺨치면서 할머니에게 반말로 덤벼드는 기풍의 반격이 흥미의 초점이 되고, ‘야망의 전설’은 스릴이 넘치는 정태의 대복수극으로 돌아섰다. ‘백야 3.98’은 외국의 황당한 액션물처럼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요즘 우리의 뼈아픔을 비교적 알차게 그리면서 잔잔한 감동을 준‘맨발로 뛰어라’나 ‘로맨스’에는 호감이 가지만 시청률이 별로 높지 않으니 을씨년스럽고 골치아픈 현실을 논하기보다는 시청자를 웃기고 손에 땀을 쥐게 하는 편이 낫다는 반론이 기세를 올린다.

그러나 이제 제작진 모두가‘개혁리포트’(KBS)를 제작할 수 있을 정도의 시대적 환경 속에서 ‘시청률’이라는 족쇄를 벗어던지고 참된 메시지를 창출하는 데에 힘써 그 사명을 다해주어야겠다. <방송평론가 정순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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