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조직 동기 바뀌며 기업형으로 변신

  • 문화일보
  • 입력 1999-04-14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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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지검의 조직폭력배 단속결과는 의리를 매개로 뭉치던 과거의 폭력조직이 돈의 힘으로 조직을 운영하는 쪽으로 전환되며 각 조직이 자금확보를 위해 기업형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14일 구속기소된 안양 AP신파 두목 안광섭(44)씨의 혐의내용은 이같은 사실을잘 설명해 준다.

범죄단체 조직과 폭력 등의 범죄사실로 복역하다 최근 출소한 안씨는 나이트클럽 2개와 건설회사 2개를 운영했다.

그러나 나이트클럽을 소유하는 과정에서 안씨는 주류회사의 채권을 해결해 준다는 명목으로 조직원들을 동원, 폭력을 행사한 뒤 나이트클럽을 강제점거해 운영했고공급받은 외상술값은 주지 않으며 건물임대료도 내지 않았다.

임대료를 받지 못한 건물주가 명도소송을 제기하자 안씨는 건물매매계약서를 위조해 은행대출을 시도하는 대담성 까지 보였다.

안씨가 운영하던 건설회사도 다른 사람의 국가기술자격증을 위조해 설립한 것이고 건설회사 사무실의 임차료와 관리비도 내지 않았다.

안씨는 최근 안양지역의 상대세력인 AP구파, 타이거파 등의 두목이 구속돼 힘의공백이 생긴 틈을 타 상대파의 잔류세력을 흡수하는 등 세력을 확장, 경기남부지역폭력조직의 대부역할을 하기 위해 거액의 자금이 필요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폭력조직이 기업형으로의 변신을 꾀하면서 상식이 통하는 건전한 기업의 운영방식을 도입하지 않았음은 물론 사회 규범과는 전혀 동떨어진, 무모한 폭력세계의 방식만을 고집해 왔던 것이다.

함께 구속기소된 송탄 신중앙패밀리파 두목 최현구(30)씨도 단지 업소를 보호해준다는 명목으로 평택시 지산동 나이트클럽의 지분을 요구하다 거절당하자 업주와종업원을 폭행했다.

80년대에 행동대장으로 출발한 최씨는 선배들의 구속으로 중간간부가 된 뒤 최근 출소해 두목역할을 하면서 다른 출소자들과 세력규합에 나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그러나 이들 폭력조직의 두목 2명과 조직원들을 공갈, 조세범처벌법,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을 적용해 구속기소했으나 정작 피해자에게 가장 큰 두려움의 대상이 됐던 범죄단체 수괴 또는 조직원으로서의 행위에 대한 기소는 하지못했다.

법 이론상 범죄단체 구성과 가입의 죄를 검찰은 범죄행위가 지속되는 계속범으로 보는 반면 법원은 구성과 가입 당시 범죄가 발생한 즉시범으로 해석하고 1차례처벌을 받은 경우 같은 죄로 다시 처벌할 수 없다는 판례를 견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문제는 대검이 조직폭력과의 전쟁을 선포, 전국 검찰이 조직폭력배에 대한 수사를 벌이며 기소단계에서 공통적으로 부닥치게 될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번 수사에서 제기된 이같은 문제를 놓고 법원과 논란을 벌이기 보다관련법의 `범죄단체 구성이나 가입한 자'를 `범죄단체를 구성하거나 이에 가입해 조직원으로 활동한 자'로 개정, 계속범으로 처벌하며 국민들의 폭력조직에 대한 처벌요구를 수용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할 과제를 안게됐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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