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햄’교신 분단후 첫허가

국내의 한 아마추어무선사와 핀란드 출신 사업가의 노력으로 분단 이후 처음으로 남북한간 아마추어무선(HAM·햄)교신이 가능하게 됐다.

정보통신부는 최근 아마추어무선사 이동규(李東奎.37·한국아마추어무선연맹 이사)씨로부터 행정규제완화 대상업무로 접수한 ‘북한 지역과 무선교신에 관한 요청’을 북한 체류 외국인들만이 남측 무선사와 교신할 수 있는 조건으로 허용했다고 2일 밝혔다.

관계당국에 따르면 중국 베이징(北京)에 체류중인 사업가이자 아마추어무선사 마르티 레인(호출부호 OH2BH)이 북한 당국을 설득, 함경도로 추정되는 지역에 무선송수신시설을 설치해놓아 북한을 방문중인 제3국 아마추어무선사들이 이를 사용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지난 59년 아마추어무선에 관한 법적 근거가 마련된지 40년만에 전파를 이용한 아마추어무선사들의 남북간 교류가 가능하게 됐다.

윤재홍(尹再弘)정통부 전파기획과장은 “그동안 정통부 고시를 통해 북한통신소와의 통신행위를 금지해왔으나 외국인들이 건전한 취미활동인 햄교신을 하는 것을 막을 이유가 없어 국가정보원 등 관계당국과 협의를 거쳐 허용했다”고 말했다.

윤과장은 “현재로서는 북한 당국의 허가를 받은 외국인만이 북측에 설치된 송수신시설을 이용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지난 4월 인터넷 E메일로 민원을 제출했던 이씨는 “과거 독일 통일 이전에 동독과 서독 당국이 민간교류 차원에서 아마추어무선사들의 교신을 허용, 양 지역 주민들간의 의식 격차해소에 크게 기여했다”며 “남북한 주민들이 직접 교신할 수 있는 날이 이른 시일내에 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강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