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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1999년 07월 09일(金)
김종학감독, ‘흥행’꿈 접고 ‘젊은 영상’ 새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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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학감독
그가 돌아왔다. ‘모래시계’ 이후 국민적 PD로 자리매김했던 김종학감독.

지난 3년간 그는 스스로 인정하듯 최악의 슬럼프에 빠져있었다. 만화제작을 꿈꾸다 포기했고,영화를 만들겠다고 하다가 또 좌절했다. 무엇보다 야심작이었던 TV 미니시리즈 ‘백야 3.98’의 참패는 앞만 보고 달려온 그에게 큰 상처를 남겼다. 하지만 그는 이제 과거를 훌훌 털고 다시 팬들 앞에 섰다.

이번엔 연출가가 아닌 제작자로서다. 12일부터 방영되는 SBS TV 16부작 미니시리즈 ‘고스트’는 민병천감독 연출로 만들어진 김종학프로덕션사의 첫 작품이다.

-제작자로서 팬들 앞에 다시 선 느낌이 어떤가.

“사실 ‘고스트’ 시사회에 참여할 때는 도살장에 끌려가는 기분이었다. 획기적인 드라마를 만들겠다는 생각보다는 신세대적인 감각을 반영한 작품이 되길 바랐다.”

-제작자와 연출가의 차이를 어떻게 보는가.

“과거엔 방송사와 연출권을 계약했다. 하지만 이제는 작품을 계약한다. 실제 우리가 모든 결정권을 갖고 작품제작에 들어간다. 마치 스필버그프로덕션이 여러 감독들을 고용해 영화를 만들어 배급사에 파는 것으로 생각하면 된다.”

-‘고스트’에서 31세의 민감독을 발탁했다는 것이 방송가에서는 파격적인 결정으로 보고 있다.

“우리가 변해야 한다는 것은 당연한 사실이다. 편집도 그렇고 촬영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우리 세대는 서태지를 이해하려고 한다. 하지만 신세대는 서태지와 함께 생활한다. 그런 사람들이 자신들만의 감각으로 드라마를 제작할 기회를 가져야 한다. 결국 미래는 그들의 것이 아닌가.”

-민감독에 대한 신뢰도는 어느정도인가. 정말 제작전권을 민감독에게 맡긴 것인가.

“민감독에게 작품을 맡길 때는 그가 모자라는 부분을 내가 보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편집과정에서 조언을 하고 있긴 하지만 전적으로 민감독의 결정을 수용한다.”

-그런 결정을 하기까지 많은 고민을 했을 것같다.

“사실 ‘모래시계’ 이후에는 스스로 ‘김종학이 하면 뭐든지 성공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아마 자신감이 지나쳐 자만감으로 나타났었나보다. 검증받지 않은 신인작가가 시나리오를 써와도 ‘내가하면 오케이’란 식이었다. 그에 따른 좌절감과 상실감은 지금도 큰 상처로 남아있다. 그래서 더욱 ‘젊은피’를 찾았고 그렇게 해서 발견한 게 민병천감독이다. 앞으로도 우리 김종학프로덕션은 민감독처럼 되고 싶어하는 젊은 연출가와 작가들을 계속 끌어모을 생각이다.”

-‘모래시계’ 이후 시대적 사회상을 반영하기보다는 흥행위주의 작품만 만들고 있다. ‘고스트’도 마찬가지 아닌가.

“8월부터 촬영에 들어가는 ‘신화’는 내가 직접 연출할 작품인데 나의 본류로 회귀했음을 알게 될 것이다. 4.19 때부터 현재까지의 시대상을 반영한 미니시리즈다. 다만 사회적 심각성을 좀 달리 묘사하고 싶다. 예컨대 이 드라마에서 주인공의 어머니가 우연히 똥을 팔게 되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김두한의원 오물투척사건에 사용되는 것이다. 역사적 사건을 패러디로 처리하면서 시대적 상황을 잊지 않는 연출기법을 사용할 것이다.”

-김종학 신화를 이어갈 생각인가.

“연출가로서 그런 자신감을 피력한다는 것이 얼마나 무리한 일인가를 너무나 뼈저리게 느꼈다. 이제는 단지 내 삶을 드라마와 영화 제작에 바치고 싶을 따름이다.”

<이정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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