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우이령 보존회
“검은머리갈매기는 국제적 보호조로 중국에서는 이 새의 서식지 보존을 위해 유전개발을 중단한 적도 있습니다.” 환경보호운동의 ‘작은 거인’ 우이령보존회(회장 김인식·金仁植.64)가 인천 영종도에 대규모 번식지가 발견(본보 7월25일,일부지방 26일자)된 세계적인 희귀조류 검은머리갈매기(환경부 지정 법정보호동물 36호)의 보금자리 마련에 나섰다. 지난 4월 처음 발견된 검은머리갈매기의 집단 서식지는 신공항 건설공사가 한창인 영종도 진입차로 인근의 염습지. 신공항건설공단은 환경친화적 공항건설을 표방해 생태공원까지 설계해 놓았지만 검은머리갈매기의 서식지 보호를 위한 대책은 전혀 내놓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우이령보존회 현진오(玄眞旿.36·식물학자)사무국장은 “무조건 공항건설을 막자는 것이 아니라 서식지를 파괴하지 않고 공항을 건설하는 방안을 마련해 달라는 것”이라며 “신공항건설공단에 수차례 대안을 요구했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다”고 말했다.
이 단체는 23일부터 서식지에 대한 정밀한 현장답사를 실시하는 한편 다른 환경단체들과 연대해 신공항 설계변경을 요구하는 등 검은머리갈매기 서식지 보호를 위한 구체적인 행동에 돌입할 방침이다.
지난 94년 3월 북한산 국립공원 우이령 관통도로 건설을 반대하는 시민들을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결성된 우이령보존회는 이렇다할 사무실이나 상근조직도 없는 작은 생태계보호단체. 하지만 우이령 관통도로 건설을 성공적으로 저지시킨 저력을 바탕으로 무분별한 개발과 자연파괴의 현장에서는 괴력을 발휘해 왔다.
이 단체는 지난 97년 통상산업부장관을 상대로 강원도 양양의 양수발전소 건설사업승인 취소를 요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지난해부터는 서울 북한산국립공원 고압송전탑 설치 반대운동, 외곽순환도로 북한산국립공원 관통 반대운동 등을 전개하고 있다.
7백여명의 회원도 전문 환경운동가가 아니라 대부분 일반직업을 가진 자연애호가들이다. 이들이 자주 찾는 곳은 강원도 인제 점봉산. 양수발전소가 건설중인 이 산은 유네스코가 지정한 생물권 보존지역이며 산림청에서 원시림으로 보호하고 있는 유일한 지역으로 천연기념물인 열목어 서식지로도 잘 알려져 있다.
지난달 말에는 방학을 맞은 회원 자녀들을 중심으로 이 곳에서 ‘어린이 생태학교’를 열었다. 어린이들은 산과 계곡에서 식물학자인 현사무국장의 설명을 들으며 노루귀, 얼레지, 모대미풀, 홀아비바람꽃 등을 직접 보고 자연을 체험했다. 점봉산 설피밭은 또 겨울에 눈이 많이 내리기로 유명한 지역으로 매년 정월대보름에는 설피(눈 위에서 걸을 수 있도록 만든 덧신)를 신고 눈을 밟는 이색적인 행사가 펼쳐진다.
10월 강원도 양양 남대천에서 열리는 연어생태학교도 어린이들에게 인기있는 행사다. 연어 산란기를 맞아 남대천 상류에서 열리는 이 행사는 연어의 신비한 모천 회귀와 출생지에서 알을 낳고 죽는 모습 등을 통해 하천의 중요성과 종족보존 본능의 숭고함을 일깨워준다. 현사무국장은 “자연의 소중함을 아는 사람들이 늘어나면 자연은 자연스럽게 지켜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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