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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과학과 기술 게재 일자 : 1999년 09월 20일(月)
아리랑2호 제자리돌기 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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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2호(다목적실용위성2호·KOMPSATⅡ)에 탑재될 카메라(MSC)개발 사업 추진이 난항을 겪고 있다.

과학기술부는 지난해 8월 과학기술장관회의에서 아리랑2호 기본계획을 확정하고 그간 MSC사업과 국내외 주관업체 선정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아리랑1호 때와 마찬가지로 해외기술 구매방식으로 추진되는 MSC사업은 아직 해외협력업체조차 확정짓지 못한 채 지지부진한 상태에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우리 정부가 미국을 제외하면 아직 세계 어느 나라도 보유하지 못하고 있는 해상도 1m급 MSC 해외기술구매를 졸속으로 강행하려 한데 따른 부작용으로 분석되고 있다.

아리랑2호의 MSC사업에는 총 1천6백82억원의 예산 가운데 6백억원(해외기술구매료 약 5백억원,한국과학기술원의 국산화비용 약 40억원,아리랑2호 총괄주관기관인 한국항공우주연구소의 사업관리비 약 60억원)이 투입된다. 지난해 가을 우리 정부는 아리랑1호의 기술협력업체인 미국 TRW가 미국정부의 방침을 들어 1m급 MSC의 해외기술이전에 난색을 표명한 사실을 확인하고,참여를 희망하는 외국의 다른 업체들을 대상으로 공개 입찰했다.

그 결과 지난 봄 이스라엘의 엘롭(ELOP)이 2위인 독일의 다사(DASA),3위인 프랑스의 아에로스파시알을 제치고 가선정됐다. 엘롭이 제시한 금액은 4천2백만달러(약 5백4억원). 다사의 3천30만달러(약 3백63억원)보다 월등히 비쌌다. 하지만 엘롭이 선정된 이유는 렌즈가 작고 가벼워 전력소요량이 적을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도 해상도 1.8m급 MSC 렌즈를 만들어 본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스라엘 국방부 산하의 ‘이스라엘 에어크래프트 인더스트리(IAI)’의 NBC부문에서 위성 본체까지 패키지로 개발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으로 작용했다.

이에 비해 다사는 해상도 5m 정도의 MSC를 개발해 놓고 있다. 문제는 다사가 최근 비공식채널을 통해 우리측에 더욱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해 왔다는 데 있다. 다사는 엘롭의 렌즈 관련 원천기술이 다사로부터 이전된 것임을 상기시키면서,만일 이스라엘이 1m급 렌즈기술을 상용화할 수 있다면 자기들도 기술적으론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렌즈도 엘롭이 자체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프랑스의 반사경전문회사인 세소(SESO)로부터 수입해 오는 것이어서,같은 유럽연합인 독일의 다사와 프랑스의 세소가 공조할 경우 이스라엘에 더 이상 렌즈를 공급하지 않을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더욱이 다사는 최근 대만의 록샛2호(ROCSATⅡ)를 개발하게 됐다(TRW는 록샛1호와 아리랑1호에 자사의 지구오존관측위성(TOMSEP)기술을 똑같이 적용한 사실을 지난 17일 본사에 공식 확인해 주었음).

다사는 대만이 록샛2호의 카메라와 위성본체 설계 및 개발비 전액을 부담키로 한 이상,아리랑2호의 MSC는 저가에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 것이다. 게다가 독일은 해상도 1m급 MSC 핵심기술을 한국에 이전하고 우리와 공동개발하는 조건들을 제시하면서 독일 정부로부터의 승인 여부를 우리측에 금명간 통보해주겠다고 알려왔다.

그러자 엘롭은 한국이 이미 가계약한 사실을 번복할 경우 국제소송도 불사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그런가 하면 자국의 폐쇄적인 정책 때문에 유럽의 경쟁업체에 고객들을 빼앗겼다고 생각하는 TRW도 이번에야 말로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과연 우리나라가 언제까지 대만의 위성을 뒤쫓아가야 하는가’라며 ‘탑재 중량이 달라지면 위성본체의 기술도 바뀌어야 하므로 차제에 독자적인 위성모델을 개발하자’는 여론이 팽배하다. 그러나 지난 5년간 아리랑1호 개발비로 투입된 2천2백42억원 중 1천억원이 TRW에 기술 이전료로 지불됐고,1백18명의 우리 기술자들이 TRW에서 연수한 것을 감안하면 TRW의 ‘유산’을 쉽게 포기할 수 없다는 의견도 만만찮게 제기되고 있어서 한국항공우주연구소는 MSC 협력업체 최종 선정을 하지 못하고 딜레마에 빠져 있다.

<윤성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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