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시작은 2001년 1월 1일입니다”

"21세기와 새천년기(New Millennium)의 시작은 2001년 1월 1일부터 입니다." 한국천문연구원(원장 이우백. 李愚伯)의 인터넷 홈페이지(http://hanul.issa.re.kr)에 들어가면 첫 장의 맨 위에서 이같은 문구가 깜빡거리며 시선을 끌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2001년 1월 1일이 21세기 시작이라는 것에 대해 학계에서는 이견이 없다.

그러나 숫자 1로 시작하는 연도가 올해로 끝난다는 점에서 우리나라를 포함한세계 각국이 화려한 기념행사를 준비하며 `올해는 20세기 마지막해', `새천년의 시작' 등 용어를 무분별하게 사용하면서 혼란이 일고 있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지난 광복절 경축사에서 `20세기 마지막 8.15 경축일'로 지칭했으며 청와대 정책기획수석실은 `21세기 기산점 검토'라는 자료를 통해 이를 뒷받침하려했다.

유럽대륙국가와는 달리 영.미 국가에서는 2000년을 각각 21세기 시작연도로 보고 있어 뉴욕 타임스퀘어, 런던 트라팔가 광장 등에서는 요란한 축하행사를 예고하고 있고 클린턴 미대통령도 올해 연두교서에서 금년을 20세기 마지막으로 표현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런 움직임은 2자로 시작하는 새 천년이 시작되는 내년을기념하는 행사를 준비하며 편의상 나온 것일 뿐이라며 학문적으로 옳지 않기 때문에청소년들에게 잘못된 지식을 전해줄 우려가 있다고 지적한다.

현재 사용되는 서기는 최초 1년부터 시작됐고 1세기는 100년으로 정의되기 때문에 20세기는 1901년부터 2000년까지이고 21세기는 당연히 2001년 1월 1일부터 2100년 12월 31일까지라는 것이다.

21세기가 2000년부터라는 주장을 받아들이려면 새로운 역(歷)에 0년이라는 개념을 끼워넣고 1582년 그레고리우스교황이 양력을 만들 때 그해 10월 4일 다음 날을 10월 15일로 제정, 10일을 건너뛴 것도 새로 넣어야하는 등 모든 역사기록이 바뀌어야 하기 때문에 많은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한다.

세계 각국의 역과 시각을 관리하는 기관들도 21세기 시작에 대한 혼란을 막기위해 정확한 정의를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제시하고 있다.

일본국립천문대는 "끝자리가 00년이라고 하는 표현이 세기를 나누는데 편한 것은 사실이지만 21세기의 시작은 2001년부터"라며 주의할 것을 당부하고 있으며 미국해군성천문대도 "두번째 천년기의 끝과 세번째 천년기의 시작은 2001년 1월 1일"이라는 미국의 공식입장을 밝히고 있다.

또 영국의 그리니치천문대는 "새로운 천년기와 새로운 세기는 공식적으로 2001년 1월 1일 세계시 00:00:00에 시작된다"고 밝혔다.

내년에 해가 가장 먼저 뜨는 장소로 홍보하고 있는 뉴질랜드 정부도 "세번째 천년기는 공식적으로 2001년 1월 1일까지 시작되지 않는다"며 "다만 많은 나라에서 새천년기를 2000년 1월 1일 시작되는 것으로 기념할 따름"이라고 설명하고 있 다.

서울대 천문학과 이상각(李相珏)교수는 "21세기의 시작이 2001년부터라는 것은학계에서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며 "책임있는 기관에서 청소년과 일반인들에게 정확한 사실을 전달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