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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게재 일자 : 2000년 03월 31일(金)
SM엔터테인먼트이사 이수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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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수만 90년대 기획과 마케팅이 주도하는 대중음악 시대를 연 이수만씨. 346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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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30,40대의 기억속에 이수만(48)은 70년대 한창 잘나가던 대학생가수,명MC로 남아있다.‘MBC대학가요제’같은 것이 그의 주무대였다.당시에만 해도 서울대 출신이라는 타이틀은 그를 여타 가수들과 구분시켰고,이수만 스스로도 유난히 작은 자신의 눈을 ‘와이셔츠 단추구멍’이라고 트레이드 마크화하는 재기를 보였다.그리고 83년 그는 미국유학을 떠났고 돌아와 몇장의 앨범을 더 내더니 이제는 기획자로 변신했다.

새천년을 맞은 지금 그는 한국 대중음악계의 당당한 ‘거봉’이다.서태지와 함께 90년대 한국 대중음악의 한 좌표가 되는 H·O·T가 그의 손에 의해 탄생했고(95년) 걸그룹의 시조인 S·E·S를 비롯해 신화,플라이투더스카이 같은 아이돌스타들을 휘하에 거느리고 있다.이들이 소속된 SM엔터테인먼트는 이수만의 영문 이니셜을 딴 기획사.‘황금의 거리’인 서울 압구정동 갤러리아백화점옆을 차지하고 있는 이 사무실에는 미래의 H·O·T를 꿈꾸며 ‘이수만선생님’께 눈도장을 찍으려는 가수지망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그 자신은 잘나가는 사업가라기 보다는 뮤직프로듀서로 불리기 원하지만,90년대 쇼비즈니스계 성공신화의 주인공으로서 그는 10대 댄스음악이 평정한 요즘 가요계의 편향된 구조를 만든 주역이라는 비판도 피해갈 수 없다.

이수만의 꿈대로라면 ‘미래 멀티 미디어그룹’의 모태인 SM엔터테인먼트는 최근 코스닥 등록 예비심사를 통과해 ‘강재규필름’ 등을 제치고 국내 엔터테인먼트업계에서는 최초로 코스닥 등록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하고 싶은 일을 했다는 점에서 성공했다고 생각한다”는 그는 “SM엔터테인먼트를 아시아 최고의 토털 엔터테인먼트 그룹으로 키우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코스닥 등록을 추진하는 이유는.

“일본시장에 진출하면서 대외공신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절감했다.전문 엔터테인먼트그룹으로 안정적 성장을 위해서도 기업공개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일본에는 소니뮤직,호리프로,아무로 나미에가 소속된 에이벡스가 주식시장에 진출해있다.음반산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내 궁극적 목적은 멀티미디어그룹이다.” -그간 SM엔터테인먼트의 경영성과를 밝혀달라.또 앞으로 사업방향은.

“SM이름으로판음반이 1000만장,수익이 300억원 정도다.99년 연간매출은 125억원,단기수익은 30억원이다.지금까지 음반산업은 대충 10년 단위로 발전해왔다.70년대는 가수 자신이 직접 뛰어서 스타가 됐고 80년대는 매니저의 시대,그리고 90년대는 프로듀싱의 시대다. 신승훈 김건모를 배출한 라인음향의 김창환,그리고 SM이 90년대 프로듀서 시대의 두 기둥이라고 생각한다.

-나름의 교통정리가 명쾌하다. 앞으로는 어떻게 전개될까.

“이제는 음반업계도 프로듀서들이 자신의 콘텐츠를 가지고 보다 복합적인 토털 엔터테인먼트로 가는 단계다.빌 게이츠,손마사요시(孫正義)가 닦은 고속도로를 ‘언론+엔터테인먼트사업’의 재벌인 머독의 차가 달리는 것처럼,우리도 거기에 뛰어들어야 하는 것이다.SM을 아시아를 대표하는 토털 엔터테인먼트 사이트로 키울 생각이다.인터넷을 중심으로 TV프로그램제작,연예학원,라이센싱사업 등을 다각적으로 펼칠 예정이다.아마도 내년쯤이면 통신회사들이 우리에게 합병을 요청하지 않을까?”

-가수 출신으로 뮤직프로듀서,기획자로 변신한 1세대라고 할 수 있다.변신의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

“83년 미국유학을 가서 컴퓨터 엔지니어링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당시는 MTV가 막 출발한 때였는데 MTV의 뮤직비디오,춤,블랙뮤직,그리고 컴퓨터음악이 미래음악의 대세가 되리라는 확신이 생겼다.귀국해 인천 월미도에 ‘헤밍웨이’라는 커피숍을 차렸다.월미도바람을 타고 돈을 좀 벌었고 89년 SM기획을 세웠다.”
-마약상용으로 은퇴한 현진영은 SM의 첫 작품이었는데,지금 생각해보면 블랙댄스뮤직 바람의 원조격이었다고 생각된다.

“현진영은 기획에 의해 만들어진 가수 제1호다.기획이라 하면 가수가 있고 음악이 있는 게 아니라 음악이 있고 거기에 맞춰 가수를 발탁하는 식이다.그전까지 노래를 잘하는 가수는 많았다.그러나 비주얼적 가수,춤잘추는 가수가 없었다.춤은 90년대 청소년의 문화언어다.그걸 노린 거다.90년대 김창환씨가 유러피언 팝을 이끌었다면 나는 미국적인 리듬앤드블루스,힙합 계보를 이끌었다고 자평한다.”

-말하자면 90년대이후 대중음악은 철저한 기획과 마케팅의 산물이라는 얘긴데,과연 그 기획은 어디서 나오는 것인가.

“철저한 사전준비와 조사이다.리서치를 충분히 하면 무엇이 돈되는 상품인지 알수 있다.95년 HOT가 데뷔할 때 당시 신문을 펼치면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상품이 뜬다는 기사 일색이었다.청소년위주의 음악은 세계적 추세이기도 했다.대중문화산업은 결국 경제규모에 의해 결정된다.1인당국민소득(GNP)수준이 일정 정도 이르면 그에 합당한 마켓이 생기는 것이다.”

-하지만 그로 인해 지금 대중음악시장은 세대별 균형감각을 잃고있는데.

“나는 새로운 마켓이 생겼다고 해서 원래 있던 마켓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물론 서서히 규모가 줄어들 수는 있다.그러나 문화산업 시장,좁게는 음반시장은 기본적으로 커가는 시장이다.경제가 5%정도 성장하면 문화비지출은 7% 느는 식이다.지금도 10대아닌 마켓이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사례가 조성모 조관우 김종환 같은 가수들이다.특히 조성모의 인기가 아주 중요한데,그는 음반시장의 오피스 레이디(OL)주도시대를 예고하는 신호탄이다.보통 GNP가 1만달러 정도되면 OL들이 상당한 수입을 갖게 되고 문화소비를 주도한다.지금 영화의 주관객층이 바로 OL이듯 말이다.일본을 보면 그렇다.우리도 1,2년후면 OL들이 주로 음반을 사는 시대가 올 것이다.”

-HOT,SES,신화 등 거의 모든 소속가수들이 립싱크,표절시비들에 휘말렸는데.

“립싱크도 머리를 노랗게 물들이는 것처럼 하나의 문화다.우리가수들은 뮤지션이 아니라 ‘싱잉 엔터테이너’다.그런 새로운 형태의 가수를 시대가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표절시비도 많았지만 표절판정을 받은 것은 없다.연예계에 대한 애정,연예산업의 국제경쟁력에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한다.”

-연예산업의 국제경쟁력이란 HOT등이 최근 중국 등 아시아권에서 일으키고 있는 붐을 일컫는 것 같은데.

“중국 대만 등 동남아시장에서 우리가 일본 대중문화의 위세를 눌렀다.중국에서 HOT는 리키 마틴,마이클 잭슨을 제치고 외국가수 인기1위다.중국청소년들은 HOT처럼 옷을 입고 HOT배지와 태극기를 가방에 붙이고 다닌다.마치 한때 우리가 성조기는 멋있고 태극기는 촌스럽다고 생각했던 것처럼,그들은 태극기나 한국말을 아주 세련된 것으로 받아들인다.이게 바로 문화,특히 대중문화의 힘이다.섬유업계는 올 가을 산업자원부와 함께 ‘코리아’라는 브랜드로 중국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한다.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한국의 브랜드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고 그 가장 손쉬운 방식이 바로 대중문화다.이런 일은 솔직히 내가 할 일이 아니다.나라가 나서서 해야 할 일이다.”

<대담 정리=양성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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