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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00년 04월 17일(月)
자전적 에세이 펴낸 에로스타 정세희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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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로스타 정세희씨
여배우 정세희.올해 나이 27세.그녀가 요즘 ‘유명세’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길 가는 사람들은 그를 보고 수군거린다.청춘의 거리 압구정동에서만이 아니다.남대문 동대문 시장의 아저씨 아주머니들도 “저기 정세희 간다”며 앞다투어 사인을 요청한다.어느덧 뭇 남성들의 스토킹 대상으로 떠올랐고,어디든 혼자 다니기 어려울 정도에 이르렀다.그렇다고 그녀는 은막의 스타가 아니다.안방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브라운관의 유명 탤런트는 더더욱 아니다.그는 누구인가.그는 에로배우요,에로 스타다.

16㎜ 비디오 영화계에선 간판급 스타로 통하는 그이지만 공중파 방송이나 일반 종합일간지에 모습을 드러낼 기회를 찾지 못했던 것은 항상 따라다니는 ‘에로배우’라는 형용어 때문이었다. 그런 그가 최근 에로배우로서는 처음으로 자전적 에세이를 펴내며 ‘에로영화의 대변인’을 자처하고 나섰다.

한권의 단행본 ‘난 이제 당당하게 벗을 수 있다’(도서출판 제일)를 통해 에로배우와 비디오영화계의 허와 실을 세상에 온전히 드러내고 사회로부터 당당하게 평가를 받겠다는 의욕에서다. 요즘 비디오시장에서 히트를 치고 있는 ‘여탕을 털어라’촬영 이후 인터넷 성인방송국 ‘엔터채널’(http://www.enterchannel.com)의 MC로 활동중인 그녀를 17일 직접 만나봤다.

-이번에 펴낸 책을 두고 말들이 적지 않다. 서갑숙씨의 성체험기 후속편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고….

“결론부터 말하면 나의 성체험을 공개하려는 데 목적이 있지 않다.에로배우로서 활동해오면서 생각하고 느낀 점을 세상에 알리고 싶었다.5년여전부터 그런 생각을 해왔다.그 결과로 에로영화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조금이나마 해소하고 에로배우에 대한 평가를 당당히 받고 싶었을 뿐이다.또 이 분야에 뛰어들고 싶은 후배들에게 교훈적 안내서가 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다만 에로배우로서 체험한 전과정을 계속 쓰다보니 나의 성적 경험과도 자연스럽게 접목시키지 않을 수 없었다.그런 경험의 연속이 내가 에로배우로서 성장하고 성숙돼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에로배우로서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은 있는가.

“나도 원래는 방송국 탤런트 공채시험을 봤었다.대학재학시절 SBS 2기 탤런트 공채 시험에 떨어지고 난 뒤 우연히 한 선배의 권유로 에로 영화를 찍게됐다.물론 처음에는 비디오영화인 줄 모르고 ‘좀 야한 영화’려니 생각했다.나중에 비디오 영화라는 사실을 알고 많이 고민했다.나의 꿈이 탤런트인가,연기자인가라는 자문도 해봤다.결국은 어디에 있건 연기만 잘하면 빛이 날 것이라는 생각에 이르렀고,그 후 열심히 한길만을 걸어왔다.그 결과로 지금은 조금씩 빛이 나고 있지 않은가.”

-에로 배우 진도희씨는 ‘에로 영화도 예술’이라고 주장했다.현재의 에로 비디오영화를 ‘예술’이라고 생각하나.

“나의 동료이자 친구인 진도희처럼 그렇게 얘기할 필요를 못 느낀다.분명한 것은 에로비디오 영화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는 사실이다.나는 그런 사람들의 필요에 따라 ‘연기’를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그로써 족하다. 예술이니,외설이니 하는 식으로 굳이 구분하고 싶지 않다.불필요한 논란이라고 본다.그러다가 세월이 흐르면 하나의 ‘예술’로 자리매김될 수도 있지 않겠나.예를 들어 ‘힙합’만 해도 그렇다.구질구질하다고 여겨졌던 흑인들의 문화가 오늘날에 이르러 서울 압구정동 젊은이 문화를 지배하듯이 말이다.하나의 문화로서 이해해야한다고 생각한다.”

-허나희,진도희등 에로 비디오영화계의 스타들이 있었다.그러나 모두가 오래가지 못하고 ‘단명’으로 끝났다.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사회 분위기 탓이 아니겠나.집에서,그리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에로비디오를 많이 보면서 ‘나는 16㎜야한 영화를 보지 않는다’고 말하는 그런 인식들이 그동안 지배했다고 본다.이런 분위기속에서 누가 ‘좋아하는 에로스타’를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었겠는가.연쇄적으로 대부분의 매체들도 에로배우를 ‘스타’로 만들어주지 않았다.그 결과로 에로배우는 아웃사이더로 밀려나고 만 것이다.그렇다보니 제작자나 감독들도 ‘스타 에로배우’를 키우려는 생각보다,서둘러 새로운 인물찾기에 나서는 악순환이 계속된 것이다.에로 영화계는 35㎜영화계나 공중파 방송의 탤런트들보다 훨씬,몇배 물갈이 속도가 빠르다.”

-에로 비디오영화의 제작및 유통과정등 내부문제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아는데….

“너무도 절실히 느끼는 문제가 많다.내가 아직도 활동하고 있는 현역에로배우이기 때문에 말하기 조심스럽지만 개선해야할 점이 많다는 사실만은 분명히 말하고 싶다.소자본 탓이겠지만 연기를 잘하는 에로 스타배우보다는 아무런 경험이 없는 신인들을 앞다투어 찾는 것이나,제작한 영화를 너무 싼 값에 덤핑을 하는 경우는 가장 큰 문제라고 본다.참신한 마음을 먹고 새롭게 뛰어드는 제작자나 감독들이 발붙이기 어려운 유통구조에도 문제가 많은 것으로 안다.에로영화가 살고,그래서 에로 배우감독 제작자가 살기 위해서는 개선되지 않으면 안된다고 본다.”
부산경상대 방송연예과를 졸업한 정세희씨는 중학시절 ‘부르뎅아동복’모델을 경험했고 대학재학중에는 진해군항제 벚꽃미인선발대회에서 ‘진’으로 당선돼 KBS지방시대 리포터로 활동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400여편의 에로 비디오영화에 출연해온 그는 최신작 ‘여탕을 털어라’를 비롯 ‘에로놀부전’‘넌 내거야’‘여성 아우성시대’‘코브라트위스트’등에서 주연으로 활약했다.

<김재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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