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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게재 일자 : 2000년 08월 01일(火)
갇혀있어도 동포애의 뜨거움 느낄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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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전향장기수 김동기씨
30대중반에 간첩으로 남파돼 33년간 옥살이를 한 비전향장기수가 북한 송환을 한달여 앞두고 남한생활의 애환을 책으로 펴낸다.

광주시 동구 두암동‘통일의 집’에 살고 있는 비전향장기수 김동기(金東起.68)씨는 오는 3일 수필집‘새는 앉는 곳마다 깃을 남긴다’(아침이슬)를 출간한다.

240여쪽 분량의 이 책에는 김씨가 지난 66년 대남공작요원으로 활동하다 검거돼 지난해 2월 석방되기까지 겪은 수감생활은 물론 출소후 광주에서 살면서 느낀 바를 진솔하게 고백한 62편의 글이 실려 있다.

수감생활 일화 한토막.김씨는 형기의 대부분을 독방에서 보냈지만 한때 3명이 한방에서 지낸 적이 있었다.중풍환자인 안모씨와 위장병이 심한 신모씨가 거동이 불편해 교도소측이 김씨에게 이들의 병수발을 들도록 한 것.어느날 신씨는 자신의 영치금으로 식빵과 알사탕을 각각 한봉지씩 샀다.세끼에 걸쳐 모두 나눠먹고 마지막 알사탕 한개가 남았다.서로 먹으라고 양보하다 결국 신씨가 김씨의 손에 그 알사탕을 쥐어주고 속삭인 말.

“오늘 니 생일이지?”생일을 잊고 살아온 김씨는 선배 장기수의 따뜻한 마음씀씀이에 감격했던 그날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함남 단천 출신인 김씨는 지난해 종교단체의 주선으로 강릉 경포대를 갔을 때 고향산천을 간접체험한 이야기도 들려준다.‘바닷물에 혀끝을 대니 어릴적 바닷가에서 수영하다 마셨을 때의 그 비릿한 느낌 그대로다.경포대도 동해이고 내 고향바다도 동해이니 같은 물이 아니겠는가/다음날 아침 해돋이를 보고 있노라니 고향바다의 그 해가 여기 있다.’김씨는 책 앞표지에 광주교도소에서 바라본 무등산의 모습을,뒷표지에는 어릴적 고향집에 있었던 진달래 항아리를 손수 그려 삽화로 넣었다.

앞으로 한달여 뒤 북으로 송환될 그는 자신의 후원자였던 민가협 회원들및 정들었던 광주 사람들과 헤어져야 하는 현실을 아쉬워하고 있다.

“다시 만나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면 섭섭한 분들이 많습니다.여기서 느낀 남한 동포들의 따뜻한 정을 내 가족은 물론 북의 모든 사람들에게 전하는 것이 나의 도덕적 의무라고 생각합니다.”지난 82년 대전교도소에서 알게 된 한나라당 이재오(李在五)의원과는 지난달 25일 의원회관에서 만나 얘기꽃을 피우며 시계를 서로 바꿔차기도 했다.

김씨는 다만 남북공동선언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맨앞자리에서 지켜봐야 할 선배장기수들이 대부분 작고하고 막내격인 자신이 이 기쁜 소식을 접하는 현실을 매우 원통해했다.

김씨의 가족으로는 현재 부인 김은옥(64)씨와 아들 철(36)씨가 평양에서 살고 있다.

<광주=정우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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