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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00년 10월 10일(火)
가을 돌풍 예고 H.O.T 5집‘아웃사이드 캐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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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뮤지션이 되고싶은 '보이밴드'


서태지와 조성모의 앨범판매고가 하향곡선을 그리기 시작하자 H.O.T가 올 가을 마지막 흥행특급을 노리며 5집앨범 ‘아웃사이드 캐슬’을 발매, 화려하게 가요계에 복귀했다. 4집 ‘아이야’의 활동을 접은 지 9개월만의 일이다.

전체적인 인기도에서 서태지, 조성모와 우열을 가리기 힘들지 모르지만 10대의 지지도만으로 따지자면 지금 H.O.T를 따라올 가수는 없다. 이를 입증이라도 하듯이 H.O.T의 새앨범은 조성모와 서태지가 음반시장을 휩쓴 상황속에도 100만장의 선주문을 받았다.

◈싱어송라이터 H.O.T〓H.O.T가 이번 앨범에서 가장 내세우는 점은 모든 수록곡들의 작사, 작곡, 편곡, 프로듀싱을 다섯 멤버들이 직접 해냈다는 것이다. 그간 H.O.T의 색깔을 만들어 내었던 작곡가 유영진의 도움 없이 ‘홀로서기’를 감행한 것이다.

문희준이 타이틀 곡인 ‘아웃사이드 캐슬’등 3곡, 강타가 ‘그래! 그렇게’ 등 5곡, 나머지 멤버들도 2곡씩 작곡을 해서 총 14곡을 만들었다. 노래 분위기도 확 바뀌었다. 이전 앨범까지 강렬한 사운드와 격렬한 랩, 기계체조에 가까운 안무를 보였다면, 이번 앨범에는 현악기를 동원한 클래식한 분위기와 R&B 사운드가 주류이다.

◈수록곡〓타이틀 곡 ‘아웃사이드 캐슬’은 클래시컬한 전주와 강한 비트가 묘하게 잘 어울리는 새로운 분위기의 곡. ‘마이 마더’는 ‘웸’의 ‘케어리스 위스퍼’를 리메이크해서 내놓은 곡이고 ‘포 연가’는 이전에 찾아볼 수 없었던 감상적인 멜로디가 돋보이는 발라드 넘버이다.

강타가 작곡한 ‘그래! 그렇게’는 신나는 펑키리듬과 경쾌한 분위기의 곡으로 이전 앨범의 분위기가 많이 살아있어 팬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간다. 사운드뿐 아니라 가사에서도 많은 변화를 시도했다. 청소년에게 마약의 위험을 알리고(‘일루전’), 소외받는 장애인의 이야기를 담기도 하고(‘아웃사이드 캐슬’), 소녀가장에게 힘을 북돋워 주는 곡(‘버려진 아이들’) 등 천편일률적인 사랑타령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이 역력하다.

◈보이(boy)밴드를 넘어서〓한동안 H.O.T는 해체설에 시달렸다. 그들이 출연했던 3D영화 ‘평화의 시대’가 흥행에 실패하고, 소속사에서 ‘보아’라는 새로운 대형 가수를 내놓으면서 나온 구설수였다. 사실 H.O.T가 5집까지 살아남은 건 보이밴드로서는 거의 기적에 가깝다. 보이밴드는 뮤지션이 아니라 기획된 소모품이다. 얼굴에 거뭇거뭇 수염이 나고 어린티가 사라지면 보이밴드로서 생명이 다하는 것이다.

그러나 H.O.T를 발굴하고 최고의 10대 우상으로 키워낸 SM기획의 이수만은 이들을 버리기는커녕, 앨범의 전체를 맡기는 도박을 감행했다. 보이밴드를 넘어 남성밴드로 살아남으려면 필수적인 요소가 밴드 스스로 자신들의 음악색깔을 기획·제어할 수 있는 프로듀싱 능력과 작곡능력의 소유여부라는 것을 이수만은 알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보이밴드인가〓H.O.T가 아무리 진정한 뮤지션으로 태어나겠다 해도 믿어지지 않는 것은 TV로 돌아온 그들의 모습 때문이다. 지난 주말부터 TV에 출연한 그들은 여전히 말장난과 온갖 재롱으로 음악보단 스타성을 앞세우고 있는 마케팅 전략을 펴고 있기 때문이다.

또 새 앨범 부록으로 끼워진 32페이지에 달하는 화려한 영상집 역시 그들에게 아직 보이밴드의 냄새가 가시지 않았다는 점을 드러낸다. 그들이 뮤지션으로 자의식을 가지고 진중한 음악을 추구한다면 대중 앞에서의 모습도 좀더 성숙해질 필요가 있다.

〈대중음악〓우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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