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포테인먼트’ TV에 넘친다

“재미와 정보, 두 마리 토끼를 잡아라.”

요즘 TV엔 인포테인먼트 프로그램들이 넘친다. ‘인포테인먼트’는 정보와 오락을 뜻하는 영어단어 ‘인포메이션(Information)’과 ‘엔터테인먼트 (Entertainment)의 합성어다.
우선, SBS의 ‘호기심 천국’ ‘엔포다큐 아는 것이 힘이다’ ‘뷰티풀 라이프’ ‘최고를 찾아라’, KBS 2TV의 ‘테마쇼 인체여행’ ‘퀴즈탐험 신비의 세계’, MBC의 ‘E-멋진 세상’이 눈에 띈다.

퀴즈프로그램으로는 ‘퀴즈가 좋다’ ‘퀴즈 영화탐험’ ‘도전 골든벨’(이상 MBC), ‘퀴즈탐험 신비의 세계’(KBS 2TV), ‘도전 퀴즈퀸’(SBS) 등이 인기다.

게다가 ‘일요일 일요일 밤에’(MBC), ‘슈퍼TV 일요일이 좋다’(KBS 2TV) 등 전통 오락 프로그램 역시 인포테인먼트적 성격을 가진 코너. EBS도 가을 개편을 통해 ‘사이언스 쇼, 기상천외’ ‘퀴즈 천하통일’ 등을 신설했다. 교양·교육 프로그램의 딱딱함을 없애고 오락 프로그램의 가벼움과 선정성을 덜어낸다는 의도다.

하지만 이같은 프로그램은 자칫 심각하고 진지한 문제를 너무 경박하게 접근하기 쉽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정면으로 다루어야 할 정보를 선정적으로 다루는 경우도 많다는 얘기다. 아무리 좋은 포맷도 남용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일요일 일요일 밤에’와 ‘최고를 찾아라’에서는 세계의 음식 문화를 알려주겠다는 의도로 외국에 찾아가 희한한 음식을 맛보는 코너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몬도가네’류의 엽기적인 음식만을 택해 선정적으로 소개,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여성 리포터나 연예인을 동원해 벌레나 도마뱀·박쥐·지렁이 등 특이한 소재로 만든 음식을 먹게 하고 놀라 비명 지르는 모습을 계속해서 보여주고 있다.

인포테인먼트 프로그램의 대명사 ‘호기심 천국’ 역시 성격이 변질됐다는 지적이 많다. 과학실험 위주로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켜 주었던 본연의 성격보다는 이벤트 위주로 흘러가고 있다는 평이다. 기·초능력 등 명확한 결론을 내릴 수 없는 소재를 무리하게 채택해 물의를 빚었는가 하면 마술과 황당한 호기심 등 흥미 위주의 소재에 집착하기도 했다.

최근엔 세계 최고의 문화산업 현장을 소개하는 ‘베스트 하우스’와 ‘잠자는 뇌를 깨우자’ 등 새 코너를 신설하면서 과학실험 코너를 축소해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한편, ‘엔포다큐 아는 것이 힘이다’는 정공법에 충실한 인포테인먼트 프로그램으로 평가받는다. 방송시간 45분 내내 한 가지 주제를 집중적으로 파고든다. 뱃살·발·라면·생선회·자장면 등 친숙한 소재를 채택해, 상식을 뒤집는 정보와 외국의 사례를 전달한다. 정보를 압축해 보여주는 코너 ‘서상록 파워.com’과 발상 전환의 아이디어를 주는 ‘출동! 딴지PD’ 등 알찬 구성이 돋보인다.

EBS의 ‘사이언스쇼 기상천외’역시 ‘과학게임쇼’라는 독특한 장르를 개척하며 기대를 모으고 있다. ‘물속에서 촛불을 꺼뜨리지 않고 운반하라’ ‘삶은 달걀과 날 달걀을 구별하라’ ‘깔때기만 이용해 탁구공을 옮겨라’ 등 어렵게 느껴지던 도전과제는 과학적 원리를 이용하면 쉽게 풀리고, 시청자들은 과학 상식을 재미있게 배울 수 있게 된다.

〈방송〓정희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