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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사회] 게재 일자 : 2001년 01월 31일(水)
‘빛좋은 개살구’ 주민 감사청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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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5년부터 본격적으로 지방자치제가 실시된 후 주민위주의 행정과 정책이 시행되는 등 많은 성과가 나타나고 있으나 일부 지역에서는 자치단체장의 선심성 시책추진 등 횡포와 저질행태를 제어할 장치가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국의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이를 제재하기 위한 주민들의 직접 행정참여제도 가운데 하나로 지난해 3월부터 주민감사청구제도를 전면적으로 도입, 시행하고 있다. 주민감사청구제도는 지방자치단체가 처리한 행정업무에 대해 이의가 있을 경우 해당지역주민들이 직접 감사를 청구할 수 있는 제도다.

그러나 주민감사청구제는 감사청구기준 주민수가 너무 많은데다 절차가 복잡해 지금까지 전국적으로 청구된 감사건수는 5건에 불과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유명무실한 이 제도가 적극적으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지역주민뿐 아니라 시민단체등 각종 사회단체도 개별적으로 감사청구대상에 포함되는 등 현실에 맞게 대폭적인 손질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감사청구절차와 청구인수〓부산시는 지난해 5월 ‘진정한 지방자치’등의 요란한 홍보문구와 함께 주민감사청구제 시행에 나섰으나 8개월이 넘도록 단 한건의 감사청구도 없었다. 감사청구기준 주민수가 너무 많은데다 절차가 복잡하기 때문이다. 지방자치법에 따르면 주민감사 청구권자의 수는 지방자치단체별로 20세이상 주민수의 50분의1 범위내에서 조례로 정하게 돼 있다. 이에 따라 전국의 16개 시·도 광역단체의 감사청구기준인 수는 평균 1000명 안팎에 이른다.

경기도가 3000명으로 가장 많고 제주도가 374명으로 가장 적다. 또 전국의 232개 기초자치단체의 경우 평균 청구인수는 500명에 이른다. 부산진구의 경우 20세이상 주민수의 300분의 1인 1055명, 사하구는 908명, 남구는 734명 등 대부분 500명 이상이다.

감사청구절차는 청구인 대표자 신청→대표자 증명서 교부→신청주민서명→청구인명부제출→공표(관보·게시판등)→청구인명부 열람→감사청구심의 위원회의 청구요건심사→감사실시 등으로 상당히 복잡한 편이다. 신청접수후 심의까지 15일 가량이 소요되고 감사처리까지는 60일 정도가 소요된다.

◈실제 감사도 유명무실〓충남도는 지난해 5월 주민감사제를 도입한 이후 처음으로 시민들의 청구로 당진군에 대해 감사를 실시한 뒤 같은해 12월26일자로 관련 공무원 6명의 문책을 요구했다.

도는 감사결과 당진군이 지난 95년 3월 국도 확·포장구간에 편입된 당진읍 원당리 일대 땅에 뒤늦게 식당건축을 허가, 보상비 8억1500만원을 낭비한 것은 관련 공무원이 직무를 소홀히 한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들 공무원에 대한 징계는 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로 주의와 훈계 등 경징계에 그쳤다.

이에 대해 시민 660명의 서명을 받아 감사를 청구했던 당진참여연대는 금품수수의혹 등 실체를 규명하지 못하고 의혹만 더 키운 감사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당진참여연대 조순형사무처장은 “보존기간중인 문서를 분실하는 등 비상식적인 일이 벌어졌는데도 건축주와 공무원과의 유착의혹을 밝혀내지 못한 감사결과에 실망을 금할 수 없다”며 “지난 4일자로 감사원에 감사를 재청구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주민감사청구제도의 취지를 살리고 감사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도에 설치된 주민감사심의위원회에 청구인측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현행위원회는 위원 9명 가운데 4명이 교수 등 민간인으로 구성돼 관주도로 진행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강원도의 경우 지난5일 원주시청사 이전문제와 관련, 원주시민 888명이 제기했던 주민감사청구를 감사의 실체가 없다는 이유로 지난 5일 각하했다.

◈시민특별감사관제등도 계속 도입〓지방자치단체들은 주민감사청구제외에도 주민특별감사관제, 주민조례제정및 개정·폐지제 등을 도입, 시행하고 있다. 부산시는 오는 3월부터 시장이 해당분야 전문가를 특별감사관으로 임명, 감사를 실시하는 시민특별감사관제를 전국에서 처음으로 도입해 시행하기로 했다.

부산시는 또 1월초부터 시민들이 시와 구·군의 조례 제정과 개정, 폐지를 청구할 수 있는 제도를 도입,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부산시 조례제정 청구의 경우 청구인이 무려 5만3000여명이 필요하고 중구, 금정구, 부산진구 등도 1200~7800명이 필요해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부산시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청구 기준인수가 너무 많다는 것은 인정한다”며 “그러나 일단 제도의 도입이 중요한 만큼 시행하면서 문제점을 보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홍성일 기자·전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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