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정로 칼럼>더불어 일할 수 있는 믿음

한보에서 기아로, 대우로 이제는 현대건설로 이어지는 우리들의 자랑스러웠던 기업들이 풍전등화의 지경에 있는 모습을 볼 때 정말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하여야 이 기업들을 재생시킬 수 있다는 말인가.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 영원토록 존재하는 기업은 없는 것 같기도 하지만 어떤 기업은 오랫동안 세계적인 기업으로 돈도 잘 벌고 또 좋은 일도 많이 하여 칭찬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이러한 기업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을것이다.

기업을 구성하고 있는 모든 구성원이 잘 하여야 기업이 성장하고 발전한다는 원론적인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세계적인 기업을 보면 거의가 모두 훌륭한 경영자를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기업이 성장하고 발전하는 데에 가장 중요한 것이 최고경영자라고 할 수 있다. 최고경영자가 경영이라는 것을 바로 이해하고 또 그것을 실천에 옮길 때 기업은 성장하고 발전한다고 본다.

그러면 최고경영자가 갖추어야 할 것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경영은 모든 구성원이 함께 더불어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다”라고 할 수 있다. 20년 전에 미국의 크라이슬러 자동차회사가 적자가 심해서 거의 파산 지경에 들어갔었다. 이때 아이아코카를 크라이슬러에서 사장으로 영입해 갔다. 아이아코카는 사장이 되면서 봉급을 1달러만 받겠다고 하였다.

아이아코카는 적자나는 크라이슬러를 살리게 되었고 정부가 보증해 준 빚을 만기도 되기 전에 한 장의 수표로 상환하게 된다. 많은 사람이 아이아코카에게 성공의 비결을 묻게 된다. 그는 복잡한 대답을 하지 않고 간단하게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내가 1달러를 받은 것은 순교자가 되려고 한 것이 아니고, 내가 1달러를 받으므로 크라이슬러의 종업원들과 협력기업들이 저 정도의 사장이면 따라가도 되겠구나 하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함이었다.” 그러면서 아이아코카는 크라이슬러의 경영에서 배운 비결이 있다면 “함께 더불어 일할 줄 아는 사람은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하였다. 나는 오늘의 우리 형편은 아이아코카 회장이 이야기한 경영철학을 받아들여야 할 때라고 믿는다. 즉 최고경영자는 경영은 모든 구성원이 함께 더불어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라고 이해하여야 한다.

아직도 세계뉴스는 우리들의 노사문제 특히 화염병이 던져지는 모습을 보도하면서 투자자들이 우리나라를 기피하는 것처럼 이야기하고 있다. 정부도 화염병을 근절하겠다고 하는데 아직까지는 기대하는 것만큼 효과가 나오는 것 같지가 않다. 어려운 때일수록 서로 도우며 미래지향적으로 나가야 하므로 우리의 경영자들이 지혜를 발휘하여야 한다. 분위기가 나쁘다고 한탄만 할 수도 없고 정부에 의지할 수만도 없는 형편이다.

지금까지의 세상을 정치가가 이끌어 왔다면 앞으로의 세상은 경영자가 이끌어 갈 수밖에 없게 되어 있다. 만약 경영자가 이 시대가 지워준 짐을 감당하지 못하면 우리 인류의 삶의 질은 향상되지 못하고 또 역사의 수레바퀴는 뒤로 돌아갈지 모른다. 국경을 초월하여 이동하는 자본과 사람을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일은 정치가보다는 경영자들이 훨씬 경험도 많고 합리적이라고 본다. 정부주도형이냐 또는 민간주도형이냐 하는 문제는 이제는 거의 결론이 나고 있다. 즉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모든 기업경영은 민간주도형인 시장의 자율에 맡겨져야 한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이 문제를 쉽게 풀어나가려면 우선 기업의 경영자들이 모든 사람이 함께 더불어 일 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다. 이러한 기업문화가 없이는 사람들은 기업의 경영자를 믿으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경영자는 오늘의 시대가 경영자의 시대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모든 사람이 함께 더불어 일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해 나가야 할 것이다. 오늘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기업의 경영자들도 경영은 바로 함께 더불어 일하는 것이라는 것을 실천으로 보여주어야 한다. 아무리 어려움이 있어도 극복하겠다는 분위기만 조성되어 있으면 문제의 해결은 시간문제라고 본다. 이 사명을 감당하여 우리의 기업을 경쟁력 있게 회생시키는 경영자가 많이 배출되도록 하자.

<송자 (주)대교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