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발견… KBS의‘망신’대행진

KBS가 봄철 개편을 통해 지난 6일 처음 선보인 오락프로 KBS 2TV ‘대발견 세상에 이런 법이’(일요일 오전 8시40분~9시40분)가 예의없고 추악한 ‘어글리 코리안(Ugly Korean)’의 모습을 해외에 알려 망신을 당했다. 이 프로의 ‘출발! 마법전사’코너에서 개그맨 백재현씨와 제작진이 이스라엘 공항에서 몰래카메라로 촬영을 하다가 공항 경찰들에게 적발 당한 것.

이스라엘 경찰들에게 촬영을 제지당하는 장면은 이날 그대로 방송됐다. 지난 1월 KBS 2TV의 일요일 오전 오락프로 ‘도전! 지구탐험대’의 ‘가려진 문명의 땅, 아타카마 사막’ 편에서 탤런트 이진우씨가 고대 인디오들의 무덤과 미라를 마구 파헤친지 불과 4개월만의 일이어서 방송사 제작진의 윤리의식을 의심케 하고 있다.

물의를 일으킨 ‘출발! 마법전사’코너는 ‘각국의 특이하고 재미있는 법을 소개해 다양한 문화와 제도를 이해한다’는 취지를 내세워 백재현·임유진 등 출연자가 이스라엘 공항에 주인없는 가방을 놓는 실험을 벌였다. 이스라엘에서는 주인없는 가방이 발견될 경우 폭발물로 간주돼 즉시 비밀경찰이 투입된다는 방송멘트가 이어졌다. 백재현 등이 공항 로비에 주인없는 가방을 놓자 1분만에 비밀경찰이 가방을 발견했고, 10분만에 8명의 경찰이 출동했다.

이 광경을 몰래카메라로 찍던 촬영진은 곧바로 비밀경찰에 의해 카메라를 적발당했다. 제작진이 “우리는 한국의 방송 프로 제작진으로 2층에서 상황을 지켜보기로 한 것이다”라고 말하자 비밀경찰은 신경질적인 반응으로 “우리를 체크하기 위한 건가요”라고 묻더니 “그런데 왜 우리를 찍느냐”며 손으로 카메라를 막는 장면으로 끝났다. 이밖에도 수영이 금지된 사해에 백재현 등이 수영복 차림으로 바닷속에 들어가는 등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행동을 연발했다.

이 프로를 제작한 유진학 PD는 “촬영적발 이후 비밀경찰로부터 여권확인 등 각종 검색을 당했다”며 “촬영이 도중에 적발되는 바람에 공항에 있다는 폭발물 제거 로봇을 촬영할 수 없었다”고 오히려 안타까워했다.여대생 서나희(21)씨는 “‘출발! 마법전사! 코너를 보면서 매일매일 테러위협속에 사는 이스라엘 국민에 대한 모욕적 행동이라고 느꼈다. 다른 나라 문화를 소개한다는 이유로 해외에 나가서 몰상식한 행동을 하는 방송을 볼 때면 제작진의 상식이 의심스러워진다”고 말했다.

<김선미 기자 kimsunmi@munhw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