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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01년 05월 29일(火)
‘여인천하’경빈박씨役 탤런트 도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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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화면에 예쁘게 나오고 싶지 않은 여배우가 있을까. 하지만 요즘 SBS TV 월화드라마 ‘여인천하’에서 표독스럽고 독기어린 경빈 박씨 역할로 인기를 끌고 있는 도지원(33)은 “망가져도 좋다”고 자신있게 말한다. 스태프와 시청자들에게 “옛날에는 참 예쁘더니…” “이제 시집 다 갔다”는 말을 들어도 마냥 신이 난다. 오랜만에 ‘나를 다 쏟아붓는 느낌’으로 연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인천하’가 평균 35%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데는 그의 공도 크다. 실제로 25회 정도에서 사약을 받을 예정이었던 경빈 박씨는 인기에 힘입어 현재 촬영중인 38회까지 살아남았다. 원래 50회 예정이던 드라마 횟수도 대폭 연장됐다. 도지원은 신인시절 사극 ‘일출봉’에 출연하면서 겪은 고생때문에 다시는 사극을 하지 않기로 결심, ‘한명회’‘용의 눈물’에 출연하라는 김재형 감독의 제의를 거듭 거절해왔다. 3번째까지 거절하기 어려워 출연을 결정한 것이 ‘여인천하’. 요즘은 ‘운이 좋았구나’하고 생각한다.

89년 발레리나의 길을 포기하고 ‘서울뚝배기’로 데뷔, ‘일출봉’ ‘까레이스키’ ‘목욕탕집 남자들’ ‘광끼’ 등 10편이 넘는 드라마에 꾸준히 출연해 왔다. 사람들은 시청률이 높았던 몇 편의 드라마만 기억하지만 그에겐 모두 중요한 작품들이다.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는 것보다 스스로 만족할 수 없을 때 더 괴로웠다”는 그녀에게서 욕심 많은 경빈 박씨의 모습이 조금 묻어난다.

“카리스마도 있고 야심도 있는 여자죠. 왕의 아들을 둔 여자라면 사실은 같은 마음 아닐까요.”

‘여인천하’가 시청률을 의식해 지나치게 여인들간의 암투를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할까.

“드라마는 결국 재미를 추구하는 것 아닌가요. 역사에 충실한 것도 좋지만 과장될 수도 있겠죠.”

소리 지르고 눈물 콧물 흘리는 장면이 대부분인 요즘, 그는 한 장면을 찍고 나면 살이 몇kg씩 줄어든다. 빠져나가는 기를 보충하기 위해 보약도 먹고 있다. 지난번 복성군의 종아리를 때리는 장면에서는 연기가 아니라 ‘진짜로’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다른 출연자와 스태프들의 찬사와 동정을 한몸에 받고 있다는 그는 “연기생활 10년이 넘은 이제야 어떤 역할도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며 행복해했다.

<글〓이영희기자 misquick@munhwa.co.kr/사진〓이정훈기자 jhlee72@munhw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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