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산책>이유있는 ‘SK돌풍’

막바지에 접어든 프로야구가 치열한 중위권 싸움에 힘입어 팬들의 흥미를 더욱 고조시키고 있다. 당사자들은 경기마다 애간장이 타겠지만 이런 아슬아슬한 승부는 마지막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이런 박빙의 승부를 주도한 주인공은 누구일까. 필자는 SK의 약진을 가장 큰 요인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최하위였던 SK는 1위인 현대와 무려 46.5게임차를 기록했고 중위권 팀들과도 20게임 이상 승차가 벌어져 팬들의 흥미를 반감시켰다. 그러나 SK는 올시즌 끈질긴 승부를 펼치며 상대팀을 괴롭혔다. 현재 SK는 4위인 기아에 4.5게임차로 따라붙고 있지만 자력으로 4강 티켓을 확보하는 것은 좀 버거워 보인다. 하지만 SK는 최선을 다했다고 칭찬 받을 만하다. 그 이유는 올 시즌에 대비한 SK의 노력과 구단측의 헌신적인 지원과정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SK는 지난 시즌이 끝난 직후 휴식도 반납한 채 플로리다의 뜨거운 태양과 맞서 구슬땀을 흘렸다. 국내에서 동계연습을 통해 체력을 다진 SK의 강행군은 호주 전훈으로 이어졌고 시범경기에 대비한 남해 캠프까지 연습일정을 따져보면 150일간의 강행군을 소화해 낸 것이다. 선수협 문제로 구단과 팽팽히 맞설 때도 SK선수단은 동요하지 않았다.

구단은 선수단 보강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조웅천 조규제 강혁을 영입하는데 거금을 투자했으며 두통거리인 용병문제로 속을 태우지도 않았다. 여기에 70여억을 투자한 드림파크가 지난 4월에 완공돼 선수단의 사기를 높였고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주었다.

그러나 아쉬움도 많았다.

신인들의 역할이 두드러지지 못했고 자유계약(FA)선수 영입이 불발된 점,또 해결사 역할을 기대했던 강혁이 어깨 부상으로, 선동렬 한국야구위원회(KBO)홍보위원이 마무리로 추천한 정수찬이 팔꿈치 부상으로 전력에서 제외된 것은 선수층이 두껍지 못한 SK로선 안타까운 일이었다.

이제 SK는 다시 내년을 준비하고 있다. 정상호 김희걸 김동건 등 어린 선수들을 플로리다 교육리그에 파견키로 했고 마무리 훈련도 호주에서 실시하기로 했으며 제춘모를 비롯한 신인들을 연습에 참가시킨 발빠른 행보는 프런트의 지원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현재도 중요하지만 미래에 투자하는 SK.

“오늘 계란 하나를 갖는 것보다 내일 암탉 한 마리를 갖는 편이 낫다”고 판단한 프런트의 지원은 타 구단의 귀감이 되지 않을까?

/구경백 iTV해설위원 www.gbk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