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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01년 11월 20일(火)
‘조폭신드롬’ 안방까지 흔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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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신라의 달밤’ ‘조폭마누라’ ‘달마야 놀자’ 등 한국영화에 줄줄이 조폭(조직폭력배)이 등장하더니 TV 드라마에서도 조폭이 넘치고 있다. TV속 세계를 현실과 혼동하기 쉬운 청소년의 조폭 우상화 현상이 우려되는 시점이다.

오는 21일부터 시작하는 SBS 수목드라마 ‘피아노’(밤 9시55분)는 영화 ‘친구’의 TV판이라 할 정도로 배경과 설정이 흡사하다. 부산 부둣가를 배경으로 한 폭력조직의 삶을 다루는 이 드라마에는 사시미칼을 목에 들이대는 장면, 조폭들의 주먹싸움 등이 상당부분 방송될 예정. 지난 16일 시사회에서 오종록 PD는 “드라마는 3류 조폭과 미망인의 사랑, 이복남매의 사랑이 중심이지 폭력은 주가 아니다”라며 “국민정서를 감안해 폭력장면은 드라마 전개상 초·중반부에만 집중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과도한 폭력에 대한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재 방영중인 SBS 주말드라마 ‘화려한 시절’(밤 8시50분)에서도 폭력은 등장한다. 서울 이태원 해방촌 유흥업소 사장(강석우)이 자신을 덮친 조폭을 주먹으로 제압하는 모습을 멋있다고 생각한 고등학생(유승범)은 조폭이 되고 싶어한다. 또, 최근 종영한 SBS 수목드라마 ‘신화’의 주인공(박정철)도 젊은시절 조폭을 거느린 사채업자에 기용된 해결사였다.

TV프로의 폭력·선정성을 심의하는 방송위원회의 방송심의 관련 규정은 ‘자살장면에 대한 직접적 묘사나 자살방법을 암시하는 표현, 총기·도검·살상도구 등을 이용한 잔학한 살상장면 등 시청자에게 충격이나 혐오감을 줄 수 있는 내용을 방송해서는 안 된다’고 정하고 있으나 ‘단, 내용전개상 불가피한 경우에는 극히 제한적으로 허용할 수 있다’고 덧붙이고 있어 모호하다. 방송위원회는 최근 눈알을 빼먹는 장면, 몽둥이로 내리쳐 고문하다가 치아가 빠지는 장면 등을 방송한 KBS ‘왕건’과 SBS ‘여인천하’에는 경고를 내린 반면 폭력영화 ‘내추럴 본 킬러’를 방송한 케이블TV 영화전문채널 OCN에는 해당 방송프로그램의 중지 및 편성 책임자에 대한 징계를 명령한 바 있어 지상파와 케이블TV 사이에 형평성 논란도 빚고 있다.

‘피아노’ 등 점차 수위를 넘기고 있는 지상파TV 프로에 대한 방송위원회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김선미 기자 kimsunmi@munhw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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