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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02년 09월 19일(木)
조계종과 在家종단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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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불교계의 맏형인 대한불교 조계종의 ‘정체성 찾기’가 화제다. 최근 조계종 호법부는 군소 불교종단이 무더기 승려증을 발급하는 등 ‘조계종’이란 말 앞에 유사명칭을 무분별하게 붙여 사용하는 현실에 철퇴를 내릴 준비를 하고 있다. ‘한국불교·해동불교·세계불교…’등 유사명칭 사용 종단만도 16개. 조계종이 법적대응에 나선 명분으로 정체성 찾기를 거론하고 나선 것은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조계종의 권위를 확인코자 내놓은 정대총무원장의 발언이 도리어 설화에 휘말리고 있다. 지난 주말 조계종 임시중앙종회 회의석상에서 정대 조계종 총무원장이 재가(在家)불교 종단인 진각종의 군승(軍僧) 사관후보생 파견 요구를 일축하며 “진각종은 불교가 아니다.

진각종이 청정비구(淸淨比丘) 앞에서 포교하는 꼴을 못보겠다”고 하자 진각종 전국청년회 회원 40여명이 조계사에 몰려가 “한국불교종단협의회 부회장 종단을 비하·모독하는 망언에 대해 사과하라”며 시위를 벌였다.

정대스님은 “조계종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한 소신”이라고 못박았다. 정대스님의 행동은 최근 승가(僧家)사회와 재가단체들간의 미묘한 알력, 거대종단 조계종과 군소종단간의 대립과 무관하지 않다는 게 불교계의 분석이다.

재가단체들은 최근 달라이 라마 방한을 촉구하며 총무원을 거세게 압박해왔다. 조계종 승적을 갖지못한 정토회 법륜스님(조계종은 ‘최석호법사’로 지칭)의 막사이사이상 수상 축하연에 타종교계 지도자들은 대거 참석했지만 조계종 승려들은 일제히 불참했다.

참여불교재가연대 등은 내년 7월에 국내 처음으로 국제 참여불교운동 지도자들이 대거 참여하는 세계참여불교도대회를 개최한다. 정대스님의 돌출성 발언은 재가자나 군소종단이 비구계를 받은 승려들의 입지와 조계종의 권위에 도전하지 말라는 경고성 발언으로도 읽힌다.

조계종의 ‘정체성 논의’가 자칫 옆길로 샐까 우려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조계종이 잦은 분규로 맏형으로서의 제역할을 못할 때 군소종단들이 그 역할을 대신해온 사례는 많다.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날듯이 불교도 승려와 재가자의 두 수레바퀴로 굴러간다.

/정충신기자 csjung@munhw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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