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양숙여사 주경야독으로 가족 뒷바라지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 부인 권양숙(55)여사는 60년대 후반 한창 경제개발이 시작되던 시절 낮에는 돈을 벌고 밤에는 실업계 고교를 다니던 전형적인 ‘또순이’세대다.

권여사가 다닌 부산 계성여상(현 계성산업정보고)의 당시 학생들은 전형적인 ‘또순이’들로 대부분이 재학중이거나 졸업후 부산지역에서 가장 큰 회사였던 부산의 금성사(LG의 모태)를 비롯, 방직 및 신발회사에 취직했다. 권여사도 가족 뒷바라지를 위해 금성사에 취직해 일을 하면서 학교를 다녔다.

권여사는 부산 혜화여중을 졸업하고 이 학교에 65년 입학했다. 그러나 권여사는 3학년 2학기 마지막 공납금을 내지못해 졸업장을 받지 못했다. 노 당선자의 한 측근은 “권여사가 동생들의 학비를 위해 학업을 포기한 것으로 들었다”고 전했다.

생활기록부에 권여사는 인내력이 있고 성실, 정숙한 성품으로 돼 있고 취미는 독서로 문학에 관심이 많았다고 적혀 있다. 1, 2학년 희망사항에 ‘진학’이라고 적었지만 어려운 가정형편때문에 결국 대학진학은커녕 고교도 정식졸업을 하지 못했다.

김태옥(47·주부) 계성여상 동창회장은 “선배 권여사와 우리 또래가 학교를 다닐때는 대부분이 가난한 집안여건 때문에 인문계 학교를 포기하고 온 학생들이었다”며 “어려운 시절 학교를 다니며 고생을 한 권여사가 선배라는 사실이 너무 자랑스럽고 대통령의 내조를 잘 할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 학교는 지난 52년 부산시 서구 서대신동에서 개교해 70년 현재의 위치인 부산시 연제구 거제4동으로 이전했다.

이 학교에 20년동안 재직해온 김종대(57)교감은 “권여사 얘기를 들으니 예전에 가난을 무릅쓰고 열심히 공부와 일을 했던 제자들이 떠오른다”며 “우리 학교에서 영부인이 나온데 대해 학생과 교직원 모두가 기뻐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김기현기자 ant7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