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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새영화 게재 일자 : 2003년 04월 24일(木)
모노노케 히메-‘자연 對 인간’ 숙명적 충돌 형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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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애니메이션 팬들 사이에서 ‘원령공주(怨靈公主)’로 잘 알려진 ‘모노노케 히메(物の怪姬)’가 25일 극장에서 개봉된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이웃집 토토로’ 등으로 잘 알려진 애니메이션계의 세계적인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의 97년작. 생명사상을 바탕으로 하되 인간 대 자연이라는 도식적인 이분법에서 벗어나 자연과 휴머니즘의 충돌이라는 인류의 해묵은 딜레마를 형상화한 수작이다.

무대는 16세기 일본. 영화는 동물이 인간의 사냥감이기 이전, 신성을 지녔던 시대를 배경으로 자연과 인간의 길항관계를 그린다. 숲을 지키는 시시신은 생명을 구할뿐 아니라 빼앗기도 하는 존재이며, 자연은 수동적으로 파괴당할 뿐 아니라 인간에게 그 대가로 재앙을 안겨준다. 또 인간이 숲을 파괴하는 것은 지나친 욕심때문이지만 한편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기도 하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단선적으로 파악할 수 없는 자연과 인간의 복잡한 관계를 탁월한 은유로 형상화했다. 특히 마을을 구하기 위해 재앙신으로 변한 멧돼지를 죽이고, 자연과 인간 사이에서 갈등하는 주인공 아시타카의 모습은 해서는 안되는 일을 어쩔수 없이 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 현대사회의 인간을 상징하는 것으로 읽힌다.

제작비 240억원과 14만4000장의 작화 등 기록적인 물량을 투입한 이 영화는 97년 개봉당시 1420만명을 동원, 2002년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전까지 일본 영화사상 최고 관객을 기록했다. 수작업을 고집했던 미야자키 감독이 최초로 컴퓨터그래픽 작업을 도입한 것으로도 화제를 모았던 작품은 웅장한 고대 원시림의 풍경과 박진감 넘치는 전투 장면으로 스크린을 압도한다.

이수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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