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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오후여담 게재 일자 : 2003년 05월 01일(木)
선서 드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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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을 여행하다보면 드레스 코드(복장 규정) 때문에 낭패를 당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밥 먹으러 식당에 들어가려다 넥타이를 매지 않았다고 제지당해 인근에 있는 간이식당을 찾아야 하는 경우도 있고 오페라나 연극등을 보러갔다 모두들 턱시도나 이브닝 드레스를 입고 있어 주뼛주뼛하는 경우를 당하기도 한다. 심지어는 지난해 칸 국제영화제에서 한국기자들이 예복을 준비하지않아 취재 제한을 받았다는 기록도 있다.

드레스 코드는 보통 파티 극장 식당 골프장등에서 입장시 지켜야할 복장을 정해주는 것이다. 파티에는 미리 초청장에 드레스 코드를 써 놓는다. 화이트 타이(연미복) 블랙타이(턱시도) 일반정장등이 그 것이다. 이를 지키지 않으면 때로는 입장불가를 당하기도 하고 때로는 입장은 하더라도 시종 어색하게 있어야 한다. 명문 규정을 적어놓지 않은 관례같은 것도 있다. 이 경우가 더 어렵다. 명문 규정이 있으면 여기에 따르거나 아예 가지않으면 그만이지만 이 경우에는 자신이 사전 판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드레스 코드 사건이 그제 국회에서 있었다. 개혁국민정당의 유시민 의원이 노타이에 면바지 차림으로 본회의에서 의원선서를 하려다 ‘국회경시’라는 지적을 받고 선서를 하지못한 해프닝이 벌어졌다. 모처럼 파격의 멋을 보이려다 실패한 것이다.

드레스 코드는 언제부터 나왔는가. 서양 귀족들이 공식 정장으로 쓰는 연미복이 나온 것이 프랑스 혁명직후인 1790년 정도라고 하니 최소한 그 이후에 나온 것은 틀림없다. 턱시도의 역사는 1886년 10월 10일로 공식화되어있다. 미국 뉴저지 턱시도 파크에서 있은 파티에서 주최자가 처음으로 연미복의 꼬리를 자른 옷을 입고 나타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예복은 공식적인 파티 외에는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 요즘의 드레스 코드는 대부분 정장이면 된다. 남자가 정장을 하고 가지 못하는 곳은 거의 없다.

문제는 유의원이 정장을 하지 않은데 있다. 정장에는 넥타이가 필수적이다. 정장은 최소한 상대, 이 경우 국민과 국회의장, 국회의원에 대한 예의다. 유의원은 자신의 복장파괴에 의미부여까지 했지만 그날 일은 하나의 해프닝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좀 튀고 싶어도 최소한의 예의는 지키는 것이 공직자의 미덕이라는 것 쯤은 알아야하지 않을까 싶다.

윤구 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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