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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게재 일자 : 2003년 08월 01일(金)
PC통신, 인터넷기반 ‘부활의 변신’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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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문명은 꽤 오랜 시간 영화를 누린다. TV의 등장에도 라디오는 꿋꿋하게 자리를 지킨다. 하지만 10여년전 첨단과학 네트워크의 총아로 떠올랐던 PC통신의 운명은 좀 다른 모양이다. 정보기술(IT) 시대의 개막기에는 확고한 총아자리를 굳혔었다. ‘화면속의 글쓰기’라는 최첨단 대화수단은 청소년과 젊은층을 중심으로 급속하게 퍼져갔다. 그러나 오래 전에 그 자리에서 내려왔고 이제 역사의 뒤편으로 사라져가는 추세다. 1일 하이텔(www.hitel.net)이 시스템을 완전 인터넷 기반으로 전면 개편했다. 개인 홈페이지와 사진 앨범 기능이 강화된 블로그(blog) 서비스를 추가하고 아바타 등을 파는 ‘아이템몰’을 새로 등장시켰다. 일정 용량의 인터넷 공간을 사용자에게 주고 저장 데이터를 다른 사람과 손쉽게 공유할 수 있는 기능 등도 더해졌다.

88년 첫 PC통신 서비스를 시작한 하이텔이 PC통신과 단절된 인터넷 기반으로 새출발하는 셈이다. 국내 최초이자 최대 PC통신인 천리안이 지난해 3월 유료 인터넷 포털로 변신한데 이어 하이텔의 이번 결정은 PC통신 시대가 역사속으로 사라지는 현실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하이텔은 91년 무료 온라인 서비스 케텔을 전신으로 태어났다. 월 9900원 정액제 서비스와 단말기 무료 보급으로 급성장했지만 한때는 하이텔 유료화를 거부하는 이들의 촛불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하이텔은 85년부터 문자정보 제공을 시작한 천리안보다 늦었으나 각종 여론을 주도하며 PC통신의 대명사로 불렸다.

하지만 PC통신의 시계는 너무 빨리 돌아갔다. 불과 10여년전 PC통신은 ‘정보통신의 보물’로 꼽혔다.

‘PC통신이 민주적 선거의 산실이 되고 있다’라든지, ‘PC통신 문단이 떠오른다’, ‘재테크 정보도 PC통신으로 본다’는 식의 신문기사 제목이 줄을 이었다. 94년 4월에는 ‘PC통신 고속시대’가 열렸다고 했다. 당시 1만4400?汰?고속통신이 가능해져 기존 2400??속도를 크게 개선시켰다는 내용이다. 현재 비대칭디지털가입자회선(ADSL)의 속도는 대략 3 Mbps, 즉 300만??수준이다.

주류 PC통신이 시대변화를 늦게 감지했다는 시각도 있다. 지난 97년 10월 SK텔레콤의 넷츠고가 인터넷 통신망을 선택했을 때만 해도 업계에서는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를 감추지 않았다.

인터넷 전용 PC통신을 내건 것은 시기상조라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물론 이 우려가 ‘빨리 인터넷 기반으로 쫓아가야 한다’는 분위기로 바뀌는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전체 PC통신 가입자 숫자의 경우, 96년 100만명, 97년 300만명, 98년 500만명, 99년 700만명을 돌파, 한때 ‘1000만명 시대’라고 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전통적 PC통신은 서서히 인터넷으로 대체됐다.

하이텔을 운영하는 KTH 관계자는 “그 시절 순수 PC통신 회원 숫자와 인터넷 회원 숫자를 명확하게 분리해내기 어렵다”고 밝혔다.

현재 하이텔과 천리안에서 정액 1만원을 내고 순수한 PC통신 회원의 자격을 지닌 이는 각각 5만명 수준이다. 하이텔의 경우, 50여만 회원 가운데 30만명은 메가패스 유료회원이 하이텔까지 덤으로 사용하는 것이며 나머지는 장기회원으로 각종 할인을 받는 경우다.

하이텔의 이번 변신도 한때 350만명을 웃돌던 하이텔 PC통신 회원이 급감하면서 존립을 위협받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커뮤니티 관련 서비스가 유행이지만 PC통신을 기반으로 하는 기존 하이텔 시스템에서는 구현하기 어려웠다. 사용자들의 요구에 맞춰 웹 커뮤니티로 탈바꿈할 수밖에 없었던 셈이다.

하이텔은 당초 동호회 등 모임을 모두 웹 기반으로 이전하는 등 PC통신 서비스를 단계적으로 폐쇄하려 했으나 일부 오랜 사용자들이 강하게 반발, 일단 PC통신 잔류를 원하는 모임은 남기기로 했다.

하지만 PC통신으로 남겠다고 신청한 모임이 2~3곳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명맥만 유지할 PC통신이 사라지는 것도 시간문제다.

하이텔과 더불어 PC통신 ‘빅3’로 꼽혔던 천리안과 나우누리도 PC통신 서비스의 존속 여부를 재검토해야 할 처지다.

최근에는 PC통신 시대를 그리워하는 이들이 모여 만든 사이트도 있다. 모뎀 이용 시절 접속번호 ‘01410’을 연상시키는‘www.01410.net’에는 파란 PC통신 화면과 각종 게시판, 명령어 등이 그대로 구현되고 있다. 심지어 ‘삐~띠띠디, 치익, 칙’하는 소리도 들을 수 있다.

사실 웹을 기반으로 만든 ‘무늬만 PC통신’이지만 10여년전 추억을 회상하는 이들이 꾸준히 방문하고 있다.

정혜승기자 hsjeong@munhw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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