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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재신임 정국 게재 일자 : 2003년 10월 13일(月)
정책과 不연계 위헌소지 많다
재신임 국민투표 헌법학자의 견해 페이스북트위터카카오톡밴드
노무현대통령이 13일 오는 12월 15일 전후로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고 표명함에 따라 국민투표 실시가 가능한지에 대해 헌법학자들 사이에서 본격적인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일단 대부분의 헌법학자들은 특정 정책과 연계하지 않고 정권의 재신임 여부만을 묻는 것은 ‘플레비사이트(plebiscite)’로 우리나라 헌법에 없는 ‘초헌법적’인 제도라고 입을 모은다. 우리 헌법 72조에 규정된 국민투표는 ‘국가 안위에 관한 중요정책’에 대해 찬반을 묻는 ‘레퍼렌덤(referendum)’이라고 보는 것.

정책과 연계하지 않고 순수하게 정권의 재신임여부만 묻는 플레비사이트일 경우 관련법은 없지만 레퍼렌덤을 실시할 경우 따르는 ‘국민투표법’을 적용할 수 있다는 견해가 있다. 임지봉 건국대 헌법학 교수는 “1934년 독일의 히틀러가 총통취임시 신임여부를 묻는 플레비사이트를 실시하면서 국민투표법에 따르는 등 역사적으로 레퍼렌덤의 경우를 준용해온 사례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또 특정 정책과 연계할 경우에는 레퍼렌덤으로 볼 수 있어 국민투표를 실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국가안위에 관련된 일인지는 투표를 부치는 대통령의 재량사항이라는 것. 현행 국민투표법은 국민투표의 대상이 되는 사항에 관해 찬·반 운동을 벌일 수 있는 ‘국민투표에 관한 운동’, 대통령은 늦어도 국민투표일 전 18일까지 국민투표일과 국민투표안을 공고해야 한다는 ‘국민투표일’ 등을 명시하고 있다. 또 국회의원 선거권을 가진자의 과반수의 투표와 과반수의 찬성으로 안건이 확정된다고 명시돼 있다.

헌법적으로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국민투표의 실효성에 관해 의문을 품는 견해도 있다. 최대권 서울대 헌법학 교수는 “국민의 50%가 투표를 해 30~50%의 재신임 표를 얻었다 하더라도 그것으로 국민의 재신임을 얻었다고 할 수 있는 것이냐”며 “어느 정도 표를 얻었을 경우 재신임할 것인지와 불신임 됐을 경우 향후 거취 등을 모두 따져야한다”고 말했다.

재신임 여부만 묻는 국민투표는 초헌법적인 일로 특별법을 만든다는 것도 불가능한 일이라는 의견도 있다. 특별법이라는 것 역시 헌법의 테두리 안에서만 가능하다는 것. 허영 명지대 석좌교수는 “헌법을 준수하겠다는 대통령이 초헌법적인 일을 행할 때 이는 탄핵소추의 대상”이라며 “특정 정책과 연계해 재신임을 묻는 것 역시 독재자들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해온 것처럼 국민투표를 악용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희연기자 mari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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