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림고수를 찾아서’ 시리즈 1부를 마치며

고수찾기 ‘1차 여정’을 마칩니다.

기한을 정해놓고 나선 건 아니었는데 꼭 1년만에 ‘무림고수를 찾아서’ 시리즈 1부를 접게 되는군요.

그동안 41명의 고수들을 소개했습니다. 국내 어느 도시 어느 동네를 가더라도 태권도, 검도 도장 한둘 쯤은 쉽게 찾아볼 수 있지요. 한국만큼 무술인구 밀도가 높은 나라도 없을 겁니다. 그만큼 고수도 많다는 얘기겠지요. 단지, 기자가 시간에 쫓기고, 게으름을 피우는 바람에 더 많은 고수들을 찾아내지 못한 게 못내 아쉬울 뿐입니다.

그간 소개한 고수들은 이런 분들이었습니다. 무술 움직임도 아름다울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준 예인(藝人)들, 세상과는 거리를 두고 자기수양에 몰두해온 기인(奇人)들, 또 예로부터 전해오는 전통무술의 전인(傳人)들이었습니다. 다른 나라 무술을 처음으로 익혀 들어와 국내에 전파중인 선지자들이나 링 위에서 상대를 거꾸러뜨릴 기량을 갖춘 뛰어난 파이터들도 고수로 분류하기에 충분했습니다. 평생을 무술연공에 바친 중국의 노고수들도 찾아보았고요. 그중에서도 기자가 가장 감동받은 고수들은 몸과 마음을 함께 갈고 닦아서 군자의 풍모를 띤 사람들이었습니다.

‘무림(武林)’은 ‘일가(一家)’라고들 합니다. 하루 혹은 이틀 정도의 짧은 취재를 통해 만난 고수들과도 만리장성을 쌓은 듯 교감했습니다. 박상문 사진부 부장, 최복규 영산대 교수와 팀을 꾸려 나선 무림기행(武林紀行)은 참으로 아름답고도 행복한 기억으로 남습니다.

몸은 정직한 법입니다. 기자가 찾았던 고수들은 인간 본연의 순수함과 정열, 강직함을 함께 갖춘 이 시대의 무인(武人)들이었습니다. 일상에 쫓기는 현대인들의 답답함을 풀어주는 시원한 청량제가 되고, 또 그들의 지친 어깨를 조금이라도 다독여 활기찬 생활로 이끌어주는 시리즈가 되었으면 하는 게 기자의 바람이었습니다.

찬바람 불 때 쯤 고수시리즈 2부를 시작할 계획입니다. 다음번엔 해외 고수들을 집중적으로 소개하려 합니다. 물론 국내 고수들도 계속해 찾고, 소개합니다. 기대해 주세요. 그동안 많은 관심과 성원을 보내주신 독자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합니다.

박수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