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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
[사회] 게재 일자 : 2004년 06월 14일(月)
“장준하씨 ‘등산중 추락사’아닌 듯”
의문사위,컴퓨터로 12가지추락자세 분석결과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대통령소속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의문사위)는 16일 지난 75년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민주화운동가로 활동중 등산하다 추락사한 것으로 알려진 ‘장준하(사진) 사건’과 관련,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사망과정을 재구성한 결과 장준하 선생이 사체발견 장소에서 추락사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의문사위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관련자 진술과 장씨의 사체사진, 당시 의사소견 등을 근거로 12가지 자세로 추락과정을 시뮬레이션해본 결과, 모든 경우 머리 부분에 최소 3군데 이상의 상처가 생겼지만 당시 사체검사 소견에서는 뒷머리에 상처가 하나뿐인 것으로 돼 있어 이 상처가 추락에 의한 것으로 보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의문사위는 또 시뮬레이션 결과에서 사체의 머리와 팔다리, 가슴 부분에 사진에는 없는 골절과 찰과상이 발견돼 그가 당초 알려진 사망장소에서 추락사하지 않은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의문사위는 지난 3월 자동차 충돌시 충격연구전문가인 홍익대 최형연교수(기계시스템공학) 연구팀에 의뢰, 추락사 지점으로 알려진 곳의 지형을 고려해 12가지 자세로 추락시켜 과정과 상해부위를 측정하는 시뮬레이션을 실시했다. 의문사위에 따르면 실험 결과 머리부분에는 12차례 모두에서 3차례 이상 충격이 가해져 골절과 찰과상, 좌상이 나타났고, 가슴부분에는 10가지 자세에서 골절상이 발견됐다. 엉덩이나 팔다리에 한 곳 이상 골절이 나타난 것도 9차례나 됐다.

그러나 사체 검사 당시 유족이 촬영한 사진에서는 가슴부위가 거의 상처없이 깨끗했고, 당시 검안의가 지난 93년 작성한 소견에서도 뒷머리 함몰골절 외에 특별한 외상이 없다고 기록돼 있어 추락사로 보기 힘들다는 것이 의문사위 입장이다.

장씨는 광복군 출신 독립운동가로 시사잡지 ‘사상계’를 만들었고 박정희 정권에서 유신반대 활동으로 구속됐던 인물로, 지난 75년 8월17일 경기도 포천군 약사봉에 등산을 갔다가 12m 높이 절벽에서 추락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가 숨지기 전 중앙정보부의 밀착감시를 받아왔다는 점 등 때문에 사인을 둘러싼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의문사위 관계자는 “시뮬레이션을 통해 사망원인이 추락사가 아닐 가능성이 제기되기는 했지만 국가정보원의 자료협조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정확한 사인을 밝혀내기 어렵다”며 “이달 말로 임기가 끝나는 2기 의문사위에서도 ‘진상규명 불능’ 판정이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1기 의문사위는 지난 2002년 사고현장 주변에 떨어진 안경, 보온병 등이 깨지지 않았다는 점에 의혹을 제기했지만 사인을 밝힐 수 없어 진상규명 불능 판정을 내렸다.

김성훈기자 tarant@munhw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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