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경백의 프로야구산책>SK구단 ‘자매결연’ 본받을만

올시즌 프로야구는 어느해 보다 치열한 순위다툼을 벌이고 있다. 자고나면 순위가 뒤바뀐다. 팀별 전력 평준화도 어느 정도 이뤄져 이른바 뻔한 승부(?)도 줄어들었다. 그러나 관중 집계는 6월 말 현재 지난해 동기 대비 5%가 줄었다. 올시즌 목표인 350만 관중의 40%를 조금 넘겼을 뿐이다.

흔히 프로야구의 관중몰이는 LG와 롯데, 그리고 기아에 달렸다고 한다. 3만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잠실과 사직구장의 규모, 그리고 열성팬의 열정을 고려한다면 그렇다는 얘기다. 기아는 원정경기의 관중이 무척 많다는 게 특징이다.

롯데는 올시즌 꼴찌에 머물고 있지만 지난해의 2배가 넘는 24만명의 관중을 동원했다. 삼성은 9만명, SK는 6만명, 기아는 3만5000명이 줄었다. 한화와 현대도 지난해 보다 4만명이 감소했다. 롯데가 없었다면 큰 탈이 날 뻔했다. 삼성은 슈퍼스타인 이승엽이 빠져나간 공백과 5월의 10연패가 관중 감소의 원인이고, SK는 전반기 내내 하위권에 머물러 외면 받았다. 아쉬운 점은 LG와 두산이다. 서울이 연고지인 양 구단은 지난해와 거의 같은 관중을 야구장으로 모았다.

관중이 예상보다 적자 각 구단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물론 관중 몰이의 주역은 선수단이다. 재밌는 게임을 펼쳐 팬들에게 어필해야 관중이 모인다. 그러나 경기력 외의 업무는 프런트 책임이다. 그리고 프런트의 역할은 최악의 조건에서 최선의 선택을 하고 최상의 결과를 얻어내야 한다.

지난달 30일 SK는 주목을 끌만한 일을 벌였다. 인천시 인구의 60% 가량인 160만명이 가입돼 있는 인천시 아파트 연합회와 자매결연을 맺기로 했다. SK는 각 아파트 단지의 부녀회를 중심으로 서포터스를 구성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리고 SK는 인천시 아파트 연합회로부터 홈 경기일정 포스터를 아파트 단지 안의 안내 게시판이나 엘리베이터 내부에 부착하고, 관리사무소의 안내 방송을 통해 SK를 적극 홍보해 준다는 약속도 받아냈다.

구단마다 특성이 다른 조직과 자매결연을 맺고 친목을 도모하며 서로의 이익을 추구하는 일은 흔하다. 그러나 SK처럼 대규모의 자매결연 프로젝트를 성사시킨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래서 더욱 의미가 있다.

iTV 해설위원 www.gbko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