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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게재 일자 : 2004년 07월 30일(金)
취업준비생 ‘속타는 여름’
휴대폰없애고 도서관·학원서 더위 견뎌 페이스북트위터카카오톡밴드
“붙을 때까지는 떨어지는 것이 당연하다.” 모든 취업준비생들이 되뇌는 금언(?)이지만 요즘같아서는 이런 말도 크게 위로가 되지 않는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청년 실업률은 7.8%로 14개월 연속 증가추세. 한국 전체 청년층 인구(1016만여명) 중 55.4%가 청년 실업 문제를 겪고 있다. 대학졸업 예정자와 졸업자들은 악화되고 있는 취업환경속에서도 도서관에서 삼복 더위를 견디며 학점 관리, 토익·토플 점수 올리기, 영어 연수 등 취업준비에 이중고를 겪고 있다.

◈초조하고 절박한 상황〓28일 오후 서울 남산도서관. 방학기간이지만 영어 수험서와 각종 자격증 관련서를 펴 놓은 20대 청년구직자들로 가득하다. 상대적으로 취업에 더 어려움을 겪는 여성들이 많아 여자 열람실이 특히 붐비는 것도 특징이다. 취업 정보 검색 컴퓨터 앞에 앉아있던 한 20대 취업준비생은 “(나 정도면) 걱정할 만큼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번번이 고배를 마시고 있다”며 “공무원 시험이나 다른 자격증이라도 준비해야 하는 것인가 고민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취업준비 동아리, 취업카페에서 이들이 털어놓는 고민은 더욱 절실하다. 기업체 채용공고가 뜨기 무섭게 ‘공략’ 요령과 노하우를 묻는 글들에서 가족 연평균 수입을 어떻게 산출해야 하는지까지 다양한 질문들이 쇄도한다. 제출할 자기 소개서를 게시판에 올려 행여 흠이 없는지를 살피는 것은 기본. 자존심을 버리고 출신학교, 학점, 영어성적 등 이른바 ‘스펙’(specification)을 공개해 합격가능성을 점치기도 한다. “그 정도면 문제 없다”는 힘을 북돋워주는 댓글이나 “그 회사는 ××× 대학만 선호하니 꿈깨라”는 냉정한 평가와 시비가 오간다.

◈떨어지는 몸값 서러운 구직자〓구직자는 많은데 뽑는 인원은 갈수록 줄고 있다, 준비생들의 한결같은 한탄이다. “한 중견 업체에서 회계 관련 부서 직원 1명 모집 공고를 거의 한달에 한번씩 하고 있다”는 한 구직자는 “마땅한 사람이 없어서라기보다는 처음부터 뽑을 생각이 없는데 자사 홍보차원에서 채용 공고만 계속 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사원 5~6명의 ‘구멍가게’ 수준의 업체에서조차 학교수준을 따지며 모욕적인 말을 할 때는 미칠 것 같다”, “일할 사람이 널려 있다며 월급 이야기를 할 때가 가장 비참하다”. 준비생들이 손꼽는 서러운 순간들이다. 올해 2월 졸업하고 계속 취업준비를 해왔다는 김모(25)씨는 “요새는 사람값이 ‘×값’만도 못한 것 같다”며 자조했다.

◈적성보다는 합격이 우선〓갈 곳 잃은 구직자들은 7급, 9급 공무원시험이나, 불황에 더욱 인기 있다는 교원임용시험으로 눈길을 돌린다. “안정적이고 일단 합격되면 편할 것 같다”는 것이 일반적인 응시사유. 문은 좁다.

지난 5월 실시된 9급 공개경쟁 필기시험에는 국가고시 사상 가장 많은 16만1613명이 신청, 76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올해 상반기 주요 공무원 채용시험에 원서를 낸 수험생만 무려 46만여명에 이른다. 서울 노량진 학원골목에서 만난 7급 공무원 지망생 이모(여·27)씨는 “휴대전화도 없애고 공부를 하고 있다”며 편의점에서 3000원짜리 전화카드를 구입했다.

전영선기자 azulida@munhw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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