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유뎬大 양이셴 교수

“중관춘은 중국 당국이 미래 중국의 앞날을 위해 야심적으로 만든 클러스터입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앞으로는 중국 경제를 더욱 확실하게 견인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과학기술 분야에 관한 한 중국 최고 대학으로 불리는 유뎬(郵電)대학의 양이셴(楊義先·43) 교수는 마치 중관춘의 신봉자 같았다. 기자의 입에서 중관춘의 현황과 역할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마자 신이 난 듯 열변을 토했다. 자신의 전공인 무선통신 기술을 응용한 회사를 설립, 운영중인 양 교수는 중관춘의 미래에 대해 “2010년쯤 되면 기술면에서 G7국가들과 경쟁하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중관춘의 위상은.

“규모를 굳이 따지자면 아직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다. 역내 총생산액이 국내총생산(GDP)의 3%를 밑도는 정도다. 그러나 질로 따질 경우 얘기는 달라진다. 과학기술 업계의 모든 길은 중관춘을 통한다는 말이 있을 만큼 이곳을 거치지 않은 기술은 없다. 최근에는 무선 인터넷, 최첨단 박막트랜지스터 액정 감시장치(TFT-LCD) 기술과 제품 등이 집중적으로 연구 개발되고 있다.”

―중관춘이 이처럼 발전하게 된 이유는.

“정부의 적극적 주도하에 이뤄지는 산학연 3위일체를 먼저 거론해야 할 것 같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아무래도 기업 경영의 리스크가 거의 없다는 신뢰 아닌가 싶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상대적으로 적다보니 적극적인 기술이나 제품 개발 등이 이뤄지고 나아가 경쟁력이 강해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중관춘에서는 실패하는 경우가 없다는 말인가.

“그렇지는 않다. 처음부터 검증된 기업이나 연구소, 인력들이 몰려들다보니 실패 사례가 적다는 것이다. 이곳 내부의 경쟁도 치열하다. 기술이 떨어지거나 실적이 부족한 업체나 연구소들은 중관춘관리위원회가 매년 실시하는 심사에 의해 퇴출당하는 횡액을 당할 수도 있다.”

―중관춘의 미래를 어떻게 보나.

“2010년이 되면 GDP의 10% 정도를 차지할 수준의 클러스터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기술의 경우는 G7 국가들과 모든 업종에서 경쟁할 수준에 이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그때가 되면 질적으로도 미국의 실리콘 밸리에 필적하는 실력을 갖추지 않을까 싶다.”

―한국에 조언하고 싶은 말은.

“중관춘 방식이 반드시 한국에 그대로 적용될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렵겠지만 참고는 될 수 있을 것 같다. 경제력을 따져볼 때 한국의 경우 적어도 10개 정도의 클러스터는 가지고 있어야 잠재 성장률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베이징〓홍순도특파원 mhh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