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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05년 02월 14일(月)
위기의 일일드라마 시청자 붙들기 성공할까
뒤틀린 가족등 자극적 소재 반복… 거센 비판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사진설명:
(上)조혼후 사별-남편을 죽인 원수와의 사랑을 그릴 MBC TV 새 일일드라마 ‘굳세어라 금순아’
(下)이혼-재혼을 둘러싼 젊은 세대의 애정을 그릴 KBS 1TV 새 일일드라마 ‘어여쁜 당신’>

매주 25편 내외가 방영되는 드라마 왕국, 한국에서도 가족시간대(오후 8~10시)에 배정된 것은 저녁 일일드라마와 주말드라마뿐이다. 그런데 한국형 홈드라마의 전형으로 다양한 세대를 시청자군으로 확보한 저녁 일일드라마가 뒤틀린 가족관계와 엉성한 스토리, 연기자들의 출연기피 현상까지 겹쳐 기존의 독특한 맛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 14일 나란히 새로 시작된 KBS 1TV ‘어여쁜 당신(월~금 오후 8시25분)’과 MBC TV‘굳세어라 금순아(월~금 오후 8시20분)’는 일일극의 위기를 탈출할 수 있을 것인가.

저녁 일일드라마에 방송사가 쏟는 정성은 지극하다. KBS 1TV의 경우 광고시간대가 배정된 2TV와 달리 전통적인 가족드라마를 구축해왔다는 자부심이 강하다. MBC 역시 마찬가지. 산뜻하고, 가벼운 접근방식으로 KBS와는 또다른 아성을 구축해왔다. 문제는 교과서형 가족드라마, 착한 드라마가 먹히지 않는다는 방송사의 내부 판단과 장기극을 이끌어나갈 작가군의 부재, 출연자의 기피라는 이상기류가 겹치면서 저녁 일일드라마의 방황이 시작됐다.

우선 저녁 일일드라마는 주당 5편씩 6개월이상이 방영되는 만큼 다양한 에피소드와 등장인물간 관계설정, 시간적 변화 등 치밀한 구성력이 필요하다. 특정커플이 인기를 모으면 드라마 방향을 바꾸는 순발력도 필요하다. 수차례 작가퇴출 서명까지 벌어졌던 서영명, 임성한 등의 작가가 계속 기용되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러나 시청률에 집착하는 중견작가의 노회함이 오히려 작품성의 발목을 잡는 경우도 흔하다. 자극적 소재-황당한 설정에 혀를 차고 비판이 빗발쳐도 시청률은 올라가는 기현상을 중견작가들은 놓치지 않는다.‘어여쁜 당신’을 집필하는 박정란씨는 “일일드라마는 시청률 30%를 넘어도 당연, 기본이라는 생각이 많다”며 고충을 말했다.

또 시청률 집착과 경쟁이 가열되면서 중산층‘가족관계’로 전세대를 아우르던 훈훈한 홈드라마 패턴은 급속히 바뀌고 있다. 떠난 아버지에 대한 딸의 복수라는 하드코드를 담았던 지난 2003년 MBC ‘인어아가씨’성공후 전세대 시청자를 겨냥했던 일일드라마의 금도도 깨졌다.

‘어여쁜 당신’과 ‘굳세어라 금순아’도 마찬가지. 양가의 반대, 고충을 이겨내고 결합으로 해피엔딩을 맺던 젊은 남녀의 애정행로는 이혼-재혼 후에도 전 배우자와의 애정관계가 계속되고 (어여쁜 당신), 조혼이 사별로 파탄나고, 원수와 사랑이 시작되는(굳세어라 금순아)식으로 변형됐다. ‘가족’과 ‘멜로’라는 소재를 벗어나지 못하면서도 접근방식은 한층 자극적이다. 시어머니의 학대, 이복자매, 딸을 버린 어머니와 자매의 한 남자 사랑 등도 빠지지 않는다.

한정된 소재로 자극성만 높이다보니 일일드라마는 우선 출연진으로부터 외면받는 상황이 빈번해졌다. 일례로 ‘굳세어라 금순아’는 제작발표일(지난 3일)까지 남자주인공 배역을 확정치 못해 나머지 출연진만으로도 발표회를 가졌다. 두 드라마 모두 신인급 여배우(이보영, 한혜진)를 내세우고, 이순재 반효정 박원숙 전양자(‘어여쁜 당신’)와 윤여정 박인환 김자옥 양미경(‘굳세어라 금순아’) 등이 등장할 예정이다. 물론 출연자의 기피이유로는 장기간의 제작기간, 단기물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출연료, 출연진간 팀워크 필요 등의 요소가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한물 간 드라마’ ‘시대흐름을 반영치 못한 후속물’이라는 인식이 배우들의 출연을 기피하게 만든 핵심요소다.

한때 KBS, MBC 두 방송사는 시청자의 다양한 권리존중을 이유로 저녁 일일드라마를 폐지키도 했다. 부활할때도 ‘시청자의 권리’가 이유였다. 그러나 다양한 소재와 구성으로 비약적 발전을 이룬 타 드라마에 비해 반복되는 소재, 현격히 떨어지는 촬영기법, 시청률에 따른 고무줄 방영횟수 관행이 이어지면서 ‘시청자의 권리’라는 말이 무색해졌다. 국내 제 1호 영화제작학 박사인 KBS 이민홍PD(어여쁜 당신 연출)는 “가족간, 부부간 화해와 사랑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만큼 전세대가 공감하며 재미를 느낄수 있는 일일드라마 제작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인표기자 lip@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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