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한국은 大균형 상황 특정국에 치우침 없어야”

한국(남한)의 현 상황은 옛 신라와 당나라에 비견될 만한 ‘대(大)균형’의 조건을 갖추고 있는 만큼 미·중·일 등 특정국가와 배타적 관계를 맺어서는 안된다는 균형외교론이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김구아카데미가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 내 백범기념관에서 25일부터 연 ‘21세기 한국을 위한 리더십과 비전’국제학술대회에서 미국의 카터 에커트(Carter J. Eckert·국제학·사진) 하버드대 석좌교수는 ‘세계속의 한국-역사적 관점’ 주제발표문을 통해 “한국의 1945~1991년 냉전시기는 과거 고려 초기에 비견될 만큼 ‘대불균형’의 상황이었으나 남한이 이를 잘 극복하고 발전해 왔다”며 “현재의 남한은 과거 역사 중 신라와 당나라에 비견할 만한 ‘대균형’의 조건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앞으로의 국제 정세는 소프트파워를 잃어 가는 미국과 부상하고 있는 중국의 관계에 의해서 결정될 것”이라며 “한국이 대균형을 이루기 위해서는 고려시대에 그랬듯이 ‘힘을 갖춘 세계주의(Hard internationalism)와 외교력을 통한 세계주의(Soft internationalism)’를 혼합하는 정책을 펴야 한다”고 제안했다.

즉 자국 보호를 위한 군사력 강화·유지와 남북관계 개선을 가속화시킬 경제력을 강화하고 주변국가를 대상으로 능란한 외교력을 펼쳐야 한다는 주문이다.

그는 한반도 주변국가와의 외교 문제에 대해서도 “미국과 보다 평등한 관계를 구축, 강화해 나가되 미국은 물론 중국, 일본 중 어느 한 국가와 특별히 가깝거나 배타적인 관계를 맺어서는 안된다”며 균형외교론을 역설했다.

그는 이어 “세계주의는 최고의 방어 전략이고 공격 전략”이라며 “세계주의가 전 국민에게 확산되도록 교육투자를 충분히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에커트 교수는 한국의 여야 정치인들마다 다른 대북정책에 대해서는 충고를 잊지 않았다. 그는 “대북 관계에 있어서 정치가들간의 입장 조율을 통해 단일한 대북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번 아카데미에는 토머스 비어스테커 브라운대 왓슨 국제학 연구소장, 니컬러스 에버스타트 미 국무부 자문위원, 존 페리 미 터프츠대 역사학 석좌교수 등과 중국의 지아니 피아오 사회과학원 세계경제정치연구소장, 한국의 마이클 김(연세대), 임성호(경희대), 김영수(서강대), 진창수(세종연구소), 도진순(창원대) 교수 등 한반도 전문가들이 대거 토론에 참가했다.

김순환기자 s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