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140억년전 우주는 손톱만한 크기?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는 지금부터 140억년 전엔 손톱만한 크기에 불과했다. 이곳에 모든 공간과 물질, 에너지가 모여 있다가 대폭발(빅뱅)을 일으켜 첫 수십억년 동안 계속 팽창하고 온도가 내려가면서 은하라고 부르는 거대한 구조가 형성됐다.

현재 우리가 관측할 수 있는 범위 안에만 수천억개의 은하가 있고, 각각의 은하는 핵에서 핵융합 반응이 진행되고 있는 수천억개의 별들을 포함하고 있다. 우리 은하 태양계의 행성인 지구도 70억 내지 80억년 동안 계속된 우주의 팽창과 별들의 대폭발을 통한 물질제조과정을 거친 뒤 온도가 식으면서 형성된 것이다.

책은 140억년 전에 우주가 시작된 뒤 단계마다 우주에서 벌어졌던 일들을 하나의 과학적 가설이 아닌 역사적 사실처럼 설득력있게 제시한다.

아프리카계 미국인 천체물리학자인 닐 디그래스 타이슨 프린스턴대 교수와 과학저술가인 도널드 골드스미스 박사 두 사람이 쓴 공동저작인 책은 지난해 미국 PBS방송에서 4부작으로 방영돼 세계적으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지난 1980년 PBS에서 방영되어 책으로 나온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이후 25년만에 이뤄진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은 세이건 이후 천문학과 우주론에서 이룬 ‘초끈이론’ 등의 최신 성과를 쉽고 자세하게 소개해 호평을 받았다. 사실, 만유인력과 운동 등의 법칙을 다룬 고전물리학과 달리 1900년 이후 성립된 현대물리학은 인간의 감각 너머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다루고 있어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우주 최초의 대폭발 후 오늘날까지 공간과 시간, 그리고 질량과 에너지가 어떻게 변화해왔는지를 설명하기 위해 현대물리학이 이룩한 성과인 양자물리학(작은 것을 기술하는 과학)과 일반상대성이론(큰 규모의 과학)이 대표적인 사례다.

그러나 저자들은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 대폭발, 반(反)물질, 새로운 외계행성의 발견, 우주의 크기, 지구 생명체의 기원, 외계 생명체 탐사, 시공간의 수수께끼, 다중우주의 가능성 등 최신 이론들을 일반인들도 최대한 이해하기 쉽게 풀어낸다.

아울러 우리 인간의 기원이 우주 최초의 대폭발과 별의 내부에서 진행된 핵융합 반응과 연결돼 있으며, 우리의 오감을 통해 얻는 경험 외에 망원경·현미경 등 인공적인 감각(새로운 관측기기)을 통해 인류가 진화하고 한 단계 더 높은 곳에서 우주를 바라볼 수 있게 됐음을 강조한다. 곽영직 옮김. 최영창기자yccho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