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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AM7 게재 일자 : 2005년 08월 16일(火)
남과 북 모두에게 외면당한 혁명가
약산 김원봉/이원규 지음 / 실천문학사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광복 60주년’이 거리와 TV에 넘쳐나는 시절에, 유독 약산(1898∼1958)의 전기가 눈에 들어온 것은 턱없는 분기 (憤氣)때문이다. 한국 독립운동사에서 민족주의와 사회주의 진영의 갈등이 시작된 이후, 어느 쪽을 선택하지 않은 자들은 모두 ‘역사의 마이너리티’로 전락했다. 좌우합작, 통일전선, 남북협상…. 이런 기치들은 현실의 권력투쟁에서 차례로 스러져갔다. 잊어지고, 배제됐다. 결국, 60주년의 축전은 선택한 자들만의 잔치이지 않은가 말이다.

약산의 삶은 그런 상실의 감성을 자극한다. 경남 밀양 출신, 20세의 나이에 “무장투쟁만이 독립의 길”이라며 의열단을 조직했고, 23번의 폭탄 투척과 암살을 주모했다. 냉철한 테러리스트인데다, 아나키스트(무정부주의자)의 냄새가 풀풀났다. 그리고, 최초의 한국 정규군인 조선의용대를 창설한 항일 무장투쟁의 최고 스타였다.

하지만 실패한 혁명가였다. 그는 해방을 맞아 28년만에 귀국한 뒤 또다시 좌우대립의 틈바구니에서 상처를 입는다. 미군정의 수배를 받았는데, 검거 수사관은 일제때 고등계 겅찰로 악명을 날렸던 노덕술이었다. 분노를 못이겨 식음을 전폐했던 그는 미련없이 월북을 선택한다. 북한에선 고위직을 받았으나 한반도의 중립국화를 주장할 정도로 ‘하나된 자주독립국’에 집착했다. 그것이 화근이 돼 1958년 옌안파 와 함께 숙청됐다.

책은 영웅을 기록한 전기의 역할에 충실하다. 비평까지 담은 평전의 면모가 아쉽지만, 연구서가 아니라 대중서의 모습으로 만난 기쁨이 더 크다.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로 약산의 폭탄 운반을 도왔던 나혜석, 소설 ‘아리랑’(님 웨일즈 지음)의 실제 주인공으로 의열단원이었던 장지락(김산), 의열단에 ‘조선혁명선언’을 써준 신채호, 아나키스트의 대부 이회영. 소수파였던 거인들과의 만남에도 마음이 내내 아릿했다.

오승훈기자 oshun@

e-mail 오승훈 기자 / 경제산업부 / 부국장직대겸 경제산업부장 오승훈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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