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놓은 일 없어 후배들 보기 부끄러워”

“주변에서 도와줘 정년퇴임까지 일을 할 수 있었지만 정작 해놓은 게 없어 후배들 보기가 부끄럽습니다.”

국립박물관 큐레이터로 근무한 30년 간의 공직생활을 정년퇴임으로 마감한 유형식(60) 전 국립전주박물관장은 30일 “박물관 그늘을 못벗어나 전주에 아파트를 마련했다”며 “당분간 쉬면서 앞으로 할일을 구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27일 퇴임식을 치른 유 관장은 경희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1976년 31세의 늦은 나이에 국립박물관 공채 1기로 학예연구사 생활을 시작했다.

유 관장은 1989년 국립전주박물관의 개관 준비를 맡아 1년 간의 준비 끝에 1990년 박물관을 개관했으며 개관과 함께 초대 학예연구실장으로 임명돼 3년간 근무하는 등 전주와 유독 질긴 인연을 가지고 있다.

1993~98년에는 서울 국립민속박물관에 근무했다가 국립중앙박물관 미술부로 복귀한 뒤 다시 국립전주박물관장으로 승진해 6년간 근무했으니 공직생활의 3분의 1 정도를 전주에서 보냈다.한편 서오선(50) 국립대구박물관장도 정년을 10년 앞두고 지난 28일 명예퇴임식을 갖고 물러났다. 서 관장은 충남 부여에서 발굴법인인 백제문화재연구원 원장으로 새 인생을 시작한다.

최영창기자yccho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