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과학계도 언론도 거듭나야

지난달 12일 미국 피츠버그 의대 제럴드 섀튼 교수가 황우석 교수와 결별을 선언하면서 시작된 ‘황우석 사태’가 49일째를 맞았다.

지난 49일은 ‘오보(誤報)에 오보의 연속’이라 할만큼 혼란스러운 시간이었다. MBC PD수첩팀이 제기한 난자 제공의 ‘생명윤리’ 문제가 YTN의 ‘취재윤리’ 공방으로 이어졌고, 다시 황 교수 연구팀의 연구성과 전반에 대한 의혹으로 확대됐다. 국민들은 언론 보도에 따라 일희일비했다. 급기야 지난 4일 MBC의 공식 사과방송을 시작으로 29일 YTN의 사과방송에 이르기까지 언론사들은 반성문을 쓰기에 바빴다.

그러나 ‘오보의 연속’은 아직도 멈추지 않고 있다. 지난 27일에는 조사위의 디옥시리보핵산(DNA) 지문분석 결과 황 교수팀이 동결보존했다가 해동 배양한 줄기세포가 환자 체세포와 일치한다는 보도가 나왔고, 이는 이틀만에 사실이 아닌 것으로 공식 확인됐다. 황 교수의 지지모임인 ‘아이러브황우석’은 이를 근거로 서울대 조사위를 ‘조작위’라고 부르며 혼란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기도 했다.

지난 49일동안 이 사건을 취재해 온 기자도 참담한 심정으로 사죄의 말을 전한다. 불과 몇 주 전까지 진실 찾기보다는 ‘황우석 신화 만들기’에 급급했던 언론들이나, 아직까지도 미확인 보도를 사실인양 쏟아내는 언론과 언론인들 모두 반성해야 한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다시 태어나야할 곳은 한국 과학계뿐만이 아니다. 언론도 거듭나야 한다. 그게 국민의 바람이 아닐까 싶다.

이동현 사회부기자 offram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