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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해외의 젊은 시각-소노다 시게토 게재 일자 : 2006년 05월 16일(火)
‘해외 세미나’ 통해 배우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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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대학들은 매년 이 무렵이면 학생 명단이 완성돼 연초의 바쁜 업무가 일단락된다. 하지만 내가 근무하고 있는 대학원은 봄, 가을에 두 번 입학과 졸업을 맞기 때문에 언제나 정신이 없다. 학부 시절과 다른 학문을 선택해온 학생도 많기 때문에 교수는 학생들의 지식수준을 생각하면서 수업을 진행하지 않으면 안된다. 학생 정원의 절반 이상은 세계 각지에서 모여든 유학생들이다. 여러 언어가 교차하는 공간을 관리해나가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다.

물론 그만큼 자극을 받게 되는 경우도 많다. 지난달 브라질에서 유학생 한 명이 왔다. 일본계 브라질인인 그 학생은 학부 때 브라질에서의 일본 대중문화 수용에 관한 연구를 했는데 대학원에서는 그것을 중국의 사례와 비교하고 싶다고 했다. 이 학생은 “브라질에서는 일본계가 일본 대중문화의 유입을 주도해왔지만 중국에는 일본계도 많지 않은데 2차 대전 때 격렬히 맞붙었던 일본의 대중문화를 많이 받아들이는 것이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일본인들은 일본 대중문화를 많이 수입하고 있는 중국에서 반일 시위가 일어나는 것이 의문이라고 생각하지만, 일본계 브라질인인 이 학생 입장에서는 중국에서 일본의 대중문화가 수용되고 있는 것 자체가 불가사의하게 느껴지는 모양이다.

박사과정 진학을 희망하는 한 미국인 유학생은 석사논문에서 한국과 대만의 사례를 들며 “어째서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공유하면서 공통의 아이덴티티 형성하고 있는데도 관계가 악화하고 있는가”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민주화의 길을 걸으며 북한과 중국 같은 공산권에 대해 관용적인 입장을 강화해온 한국과 외성인(外省人·1949년 중국 본토에서 패배한 국민당을 따라 대만으로 온 중국인)들로부터 억압을 받아온 본성인(本省人·국공 내전 이전에 대만으로 건너와 살고 있던 중국인) 중심의 민주화 과정에서 독립지향성이 오히려 강화된 대만을 대조하면서 양자의 내셔널 아이덴티티의 차이에 원인이 있다는 논지를 펼쳤다. 타당성 여부는 논외로 하더라도 일단 눈에 확 들어오는 주장이었다.

지난해 12월 대학원생과 학부생 33명을 인솔하고 대만을 방문, 국민당 주석인 마잉주(馬英九) 타이베이(臺北) 시장과 대담을 했다. 귀국 뒤 그의 발언을 둘러싸고 토론할 기회가 있었다. 일본 학생들은 마 시장이 반일적인 입장인지 아닌지에 큰 관심을 보였고, 역사 문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마 시장의 발언에 두려움을 느낀 것 같았다. 하지만 한국 유학생은 “대만에도 역사문제를 인식하고 있는 정치가가 있다”며 흥미를 보였다. 대만인 학생은 녹색(민진당)과 청색(국민당)으로 양분돼있는 정치적 입장에 따라 각기 마 시장의 발언을 다르게 받아들이는 것 같았다.

중국인 유학생 중에는 “중국과의 협력 노선을 높이 평가한다”고 하는 이가 있었는가 하면 “친중국적인 인물로 여겨져온 그조차도 결국은 현상유지를 바라고 있는 것 같아 실망스럽다”는 학생도 있었다. 말레이시아 유학생이 “마 시장은 반일 인사라고 볼 수 없다”고 하자 호주 유학생이 “역사문제를 들고 나온 것 자체가 그의 반일 입장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논박했다. 학생들과 마시장과의 대담기록은 이와나미(岩波)서점의 ‘세카이(世界)’ 잡지 6월호에도 수록됐는데 학생들의 다양한 의견들은 다시 읽어도 재미가 있었다.

학생들이 갖고 있는 다양성은 공동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더욱 분명하게 나타난다. 나는 ‘해외 세미나’를 통해 외국 대학과 공동 프로젝트를 운영해왔다. 2002년에는 도쿄(東京)와 서울의 대학생이 월드컵 한·일 공동개최를 어떻게 평가하는가에 관해 조사를 했고, 그 결과를 먼저 서울의 연세대 학생들과 토론했다. 작년에는 대만의 대학과 공동 세미나를 실시해 현지 연구활동의 일환으로 마 시장과 대담을 했다.

공동연구의 소재를 무엇으로 하고 어떤 접근 방식을 취할 것인가, 어떤 상대를 연구 파트너로 삼을까. 이런 논의를 통해서 학생들은 자신의 관심과 타인의 관심이 다르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그 차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게 된다. 이래저래 부자유스러운 외국어를 사용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면서 상대의 생각을 듣는 연습을 하게 되고, 해외의 대학과 공동작업을 하는 것의 어려움과 재미를 배워간다. 올해의 해외세미나도 이미 몇몇 학생을 중심으로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것 때문에 나는 더 바빠졌지만, 강한 자극을 받고 있다.

[[소노다 시게토 / 와세다대학원 동아시아태평양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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