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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검찰
[사회] 게재 일자 : 2006년 05월 17일(水)
법원 “창작의 자유 폭넓게 인정”
‘다빈치 코드 상영허용’으로 본 판결 경향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창작의 자유를 폭넓게 인정해야한다.” 최근들어 법원의 판결 추세와 경향이 그렇다.

법원은 16일 “영화 ‘다빈치코드’의 개봉을 막아달라”는 기독교계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영화는 누가 봐도 허구인 창작의 산물인 만큼 예술과 표현의 자유를 사전에 제한해서는 안된다는 이유에서다. 2005년 1월17일 대법원 판례도 “표현행위에 대한 사전억제는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고 검열을 금지하는 헌법 21조 2항의 취지에 비춰 엄격하고 명확한 요건을 갖춘 경우에만 허용된다”고 ‘판결의 준거’를 제시하고 있다. 물론 예외는 있다. 최기영 서울중앙지법 민사재판부 공보담당 판사는 “특정인에 대한 명예훼손이 명백하거나, 작품공개로 인해 돌이킬 수 없는 손해가 예상될 때는 상영금지 등 결정이 내려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명예훼손 명백히 입증돼야” = 앞서 2004년 4월 영화 ‘실미도’의 배경이 된 684부대 훈련병 12명의 유가족이 낸 영화 ‘실미도’ 상영금지 가처분사건에서는 유가족 등에 대한 ‘인격권 침해’가 인정됐는데도, 가처분신청은 기각됐다. 당시 서울고법은 “훈련병들이 모두 무기수 또는 사형수 출신인 것처럼 묘사된 영화내용을 사실인 것처럼 광고하는 것은 망자 및 유가족들에 대한 인격권 침해”라면서도 영화상영금지 가처분신청은 기각했다. 상영이 이미 끝난 데다 일부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해서 수정 및 상영금지를 요구한다면 상업영화의 예술적 표현의 자유를 지나치게 침해할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법원은 다만, ‘실미도’의 일부 내용이 사실과 다른데도 마치 사실인 것처럼 표현한 광고문구는 삭제하라고 명령했다. ‘허구와 진실의 경계’를 명확히 할 것을 못박은 셈이다. 공포영화 ‘하얀방’ 역시 송사에 휘말렸지만 예정대로 상영됐다. 2002년 11월 서울 M산부인과 소속 의사 4명은 “‘하얀방’에서 임산부들이 의문의 죽음을 당하는 병원 이름이 M산부인과로 돼있어 병원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상영금지 가처분신청을 냈다. 하지만 서울지법은 “영화의 주된 내용 자체가 비현실적 허구임을 명백히 알 수 있고, 영화상에서의 M산부인과가 과거엔 존재했으나 현재는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돼있다”는 등의 이유로 이를 기각했다.

◆“실제와 허구를 동일시할 소지 있으면 명예훼손 가능성” = 지난해 1월 서울중앙지법은 영화 ‘그때 그 사람들’ 상영 이틀을 앞두고 “세 장면을 삭제하지 않으면 상영할 수 없다”는 결정을 내렸다. 문제의 장면은 영화 초기와 말기에 삽입된 ‘부마사태 시위장면’과 ‘박정희 전 대통령의 장례식 장면’ 등 다큐멘터리 부분이었다. 법원은 “다큐멘터리 자료화면 때문에 영화 속 ‘각하’를 실제 박정희 전 대통령을 묘사한 것으로 관객이 오해할 소지가 있고, 이는 고인의 인격권을 침해할 수 있다”고 밝혔다. 법원 관계자는 “‘그때 그 사람들’의 경우 완전히 다큐멘터리 형식이었고 사실을 왜곡할 만한 여지가 있었다. 유가족이 피해자로 특정됐다는 점도 ‘다빈치코드’와의 차이점”이라고 설명했다.

김재곤·노윤정기자 k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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