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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해외의 젊은 시각-소노다 시게토 게재 일자 : 2006년 06월 27일(火)
일본 아니메 경계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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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주변에서 아시아의 문화교류를 연구하고 싶다고 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한류는 베트남 사람들이 갖고 있는 한국 이미지를 어떻게 변화시켰나”, “대만의 ‘하르족(哈日族·일본 대중문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반(反) 중국적인가” 같은 연구 테마가 늘어나고 있으니, 이 또한 아시아의 문화교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증거다.

이 와중에 지난 6일 중국 베이징(北京)발 교도(共同)통신은 충격적인 소식을 전했다. 중국에서 일본 아니메(애니메이션) 경계론이 부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 아니메와 만화가 인기를 끌고 있는 중국에서 아니메 등을 통한 일본 문화의 유입으로 젊은이들의 역사관과 도덕관이 왜곡되고 있다는 비판여론이 일고 있다는 것이다.

미심쩍어서 중국의 홈페이지를 검색해보니 확실해졌다. 2일자 환추스바오(環球時報)에 ‘젊은이들을 속이는 일본 아니메를 경계하자’는 논평이 실려 있었다. 그 논평의 필자에 따르면 일본 외무성은 아니메를 비롯한 대중문화를 아시아에 보급하면서 일본의 이미지 개선을 노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아니메화(化)한 일본의 이미지’는 잊어서는 안 될 역사의 기억을 풍화시키고, 일본식 사고방식과 가치관을 아시아 각국의 청소년들에게 불어넣게 된다는 논지였다. 그런 사태를 막기 위해 각국 정부는 자국의 아니메를 만들어 “문화시장에서 일본 아니메에 승리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대단히 민족주의적인 주장이다.

문화의 글로벌화가 균질적인 문화를 만들어낸다는 문화제국주의 주장은 바로 일본의 아니메 문화의 확대를 문화제국주의로 보는 것 같다. 그러나 동아시아에서 일어나고 있는 다양한 현상은 그런 주장이 맞지 않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아니메와 드라마, 음악 등 대중문화는 아시아 각지에서 여러가지 다양한 양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각 지역의 사정에 따라 해석, 소비되고 있다. 대중문화가 발생지의 사상과 역사관을 그대로 수용하는 것은 아니다.

동아시아에서는 문화의 전달과 수용 방법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그 상징적인 케이스가 한·일 관계다. 이전 같았으면 문화의 생산자는 일본, 수용자는 한국이라는 단순한 도식으로 해석됐겠지만 1990년대 후반부터 생겨난 ‘한류’는 그런 구도를 무의미하게 만들어버렸다.

물론 민족주의적 주장도 분명 큰 힘을 갖고 있다. 자국 문화가 타국의 문화에 악영향을 받고 있다는 주장은 한·중·일 어느 나라에서건 존재한다. 역사인식 문제와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의 야스쿠니(靖國) 신사 참배 문제가 가시처럼 걸려 있는 한·일, 중·일 관계에서 그런 (민족주의적인) 주장은 여러 사람들의 지지를 얻고 있다. 특히 중국의 경우 1990년대 후반부터 애국주의 교육을 강화하고 있고, 후진타오(胡錦濤) 정권도 ‘사회주의적 영욕관’을 제창해 ‘조국을 사랑하는 것은 영예, 조국에 위해를 가하는 것은 치욕’이라는 식의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일본 상품과 문화가 쉽게 공격의 타깃이 될 수 있다. 환추스바오 홈페이지를 더 둘러보니 ‘일본 아니메의 어떤 점을 경계해야 하나’라는 제목의 논평에 눈길이 갔다. 일본 아니메 때문에 어린이들이 악영향을 받고 있다는데, 과연 어떤 점이 그런 것일까. 1980년대에 유행했던 ‘토라에몽’이나 ‘드래곤 볼’은 어린이들에게 꿈을 주지 않았던가. 아니메의 국산화를 목표로 삼아야 한다지만, 그러다가 경쟁력 부재로 사람들에게 외면당하는 아니메들만 나오게 되는 것은 아닐까. 중·일관계가 악화되고 있는 것은 유감스러우나 ‘스님이 밉다고 가사(袈裟)까지 미워하는’ 식이 되지나 않을까.

베이징발 교도통신 기사를 읽고서 지레 ‘중국이 일본문화에 대해 강경 자세를 보이려 하는 것이 아닐까’라는 걱정을 하게 됐던 건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외래 문화를 거부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것을 바라는 사람도 있기 마련이다. 현실은 복잡하다. 아시아의 문화교류라는 복잡한 현상을 제대로 포착하기 위해서는 서로 ‘마음을 열고 객관적으로 사물을 볼’ 필요가 있다.

[[소노다 시게토 / 와세다대학원 동아시아태평양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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