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 다시 적자… 보험료 또 인상 ?

건강보험(건보) 재정 적자가 정부 지원에 힘입어 지난 2002년 간신히 흑자로 돌아선 지 4년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설 전망이다. 정부 지원금은 매년 늘어나고 있지만 씀씀이가 워낙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어 감당이 안 되는 형편이다. 지원금이 파격적으로 늘어나지 않는 한 연말까지 재정 적자가 1조5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28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간한 ‘2006년 상반기 건강보험 주요 통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보험 급여비는 10조3839억원으로 전년도 상반기의 8조7471억원보다 18.7% 증가했다. 반면 보험료 총액은 9조6174억원으로 전년도의 8조7025억원에 비해 10.5% 늘어나는 데 그쳐 정부지원금을 제외하면 7665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정부지원금은 1조8000억원 규모이다. 정부는 지난 2000년 의약분업 도입 이후 건보재정이 급격히 나빠지자 거액의 지원금을 투입해 적자를 메워 왔었다.

이처럼 건강보험 지급액이 크게 늘어난 것은 노인 가입자에 대한 보험급여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 지난 2000년 노인 1인당 월진료비는 6만2258원이었지만 올 상반기는 14만4703원으로 2.3배 증가했다. 올 상반기 현재 65세 이상 노인 가입자는 전체의 8.5%지만 급여비는 전체 급여비에서 25.3%나 차지한다.

또 담뱃값 인상 무산 등으로 보험재정 지원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입원환자 식대 등에 건강보험을 적용한 것도 건강보험 지급액 급증의 요인으로 풀이된다. 복지부는 올들어 입원환자 식대, 초음파·양전자단층촬영(PET)에 보험급여를 적용했다. 이로 인한 추가 비용만 올해말까지 총 92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은 건보재정 적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재원 확대와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보건복지부는 담뱃값 인상을 다시 추진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정치권에서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어 성사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다. 또 복지부는 건강보험료를 매년 3~6% 정도는 올려야 건보재정이 유지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이 역시 당장 현실화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김순환기자 s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