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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오후여담 게재 일자 : 2006년 09월 29일(金)
라이벌 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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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세계 2위의 경제력을 보유한 나라다. 그래서인지 유럽 국가들은 물론이요, 미국조차 일본을 대하는 자세는 늘 조심스럽다. 하지만 한국인은 다르다. 그냥 라이벌일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서구의 일본학 학자들은 한국인이야말로 아마 세상에서 유일하게 일본을 우습게 여기는 국민일 것이라고 말한다.

그럼 정작 일본인의 한국·한국인에 대한 반응은 어떨까. 겉으로야 애써 무시하려는 태도가 역력하지만 속내는 또 다르다. 그 상징적인 예가 재일 사학자 김달수(金達壽)씨가 쓴 ‘고대조선과 일본문화’ ‘일본고대사와 조선’라는 제목의 책이다. 이 책은 고대 한국 문화가 일본 열도에 미친 영향을 다룬 책인데 둘 다 스테디셀러다. 작가가 작고한 90년대말에 각각 20쇄를 기록할 정도였다. 그만큼 한국을 의식하고 있다는 증거인 셈이다.

그의 책 ‘고대조선과 일본문화’는 특히 일본 전국의 신사(神社)를 통해 한국 문화의 흔적을 탐구하는 내용으로 부제도 ‘신들의 고향’이다. 이 책에 재미있는 구절이 실려 있다. 저자가 일본 나라(奈良)현에 있는 다이효주(大兵主)신사를 방문하던 중이었다. 신사에 근무하는 한 무녀가 다이효주 신사의 신은 조선으로부터 왔다면서 그에게 이렇게 말했다. “옛날에 조선의 신들은 모두 일본으로 건너와 버렸다오… 그래서 지금 조선사람들은 일본보다 못한거지.”

물론 일본인의 한국에 대한 의식은 고대사에만 머물지 않는다. 지금도 여전히 진행중이다. 최근에는 미국 뉴욕 타임스의 21일자 기사가 그런 예다. 사실 이 기사는 세계 최고의 품질관리를 자랑하던 일본 브랜드들이 최근 들어 품질 위기에 빠져들고 있다는 내용인만큼 한국과는 그다지 상관이 없는 것이다.

예를 들어 ‘품질의 도요타’가 제품 결함을 숨겼다가 들통이 났다거나, 소니의 배터리 제품에 중대 결함이 발견돼 일본인들의 자존심이 상처를 받고 있다는 것. 그런데 문제는 한 일본인 기술자의 반응이었다. 뉴욕 타임스 기자가 만난 이 기술자는 일본의 상처난 명성을 이야기하다가 뜬금없이 이렇게 물었다고 한다. “한국인들이 우리를 비웃고 있지 않은가?”

한국인들은 일본이 싫든 좋든 여전히 일본으로부터 배울 게 많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누구도 일본인들의 장인정신을 비웃지 않는다. 정작 문제는 일본인들이 마음 속에 지니고 있는 한국에 대한 보이지 않는 라이벌 의식일 뿐이다.

[[이신우/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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