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선거는 오너정치 답습”

“선거를 통해서 정책을 심판하고, 내부혁신이 이뤄진다는 희망이 있어야 하는데 지금 전교조의 선거에는 정체성이나 투명성이 더 나아진다는 희망이 없습니다.”

교장선출보직제와 학교자치연대(교선보연대)의 김대유(서문여중 교사·사진) 대표는 현재 전교조의 선거행태가 “오너정치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김 대표는 지난 2002년 전교조 정책국장을 맡는 등 합법화 초기 전교조 집행부에서 활동했었다.

8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김 대표는 “위원장 후보자를 뽑으면서 경선을 하거나 하다 못해 설문조사를 하는 등 조합원들의 의견수렴을 하여야 하는데 그런 민주적 장치는 전혀 없이 일부 소수 그룹 활동가들이 모여 위원장후보를 추대하고 있다”며 “이같은 행태는 그동안 전교조가 비난해 왔던 계보정치의 구태를 그대로 답습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이렇게 출마한 후보자들은 조합원들에게 다가가기보다는 지역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몇몇 중간활동가들을 포섭하여 표를 얻는 데만 급급하다”며 “그러다 보니 상부조직과 하부조직 사이 언로는 막혀 있고 조직은 동맥경화에 걸린 듯하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이어 “이처럼 선거 자체가 조합원 중심이 아닌 일부 활동가조직 중심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후보자의 공약은 학생생활이나 일선교사와는 거리가 먼 이념적인 것만 가득하다”며 “이는 참교육실천보다는 내부권력 잡기에만 여념이 없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이같은 행태로 인해 전교조가 점점 위기에 빠져들고 있다”고 진단하며 “전교조는 교사를 보호하는 단체로는 유지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이미 참교육운동을 하려는 사람들은 하나둘씩 떠나가고 있으며 이로 인해 국민들의 신뢰마저 잃고 고립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끝으로 “그동안 전교조 밖에서 다양한 교육운동이 있어왔지만 결국 전교조의 벽을 넘지는 못했다. 이번 집행부와 마찬가지로 앞으로 계속 조합원의 의견을 무시하고 강경일변도의 정책만 고집한다면 이제는 전교조내에서 새로운 운동이 모색될수도 있을 것”이라며 내부로부터의 변화 가능성을 제기했다.

윤두현기자 ydh117@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