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 권한 너무 크다

  • 문화일보
  • 입력 2006-11-30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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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의 인사권 전횡 및 불투명한 재정 운용, 목사의 성 문제, 강단의 사유화, 원로목사와 담임목사의 갈등이나 목사와 장로의 갈등, 교인들의 직분 매매, 교회의 배타성과 정치세력화….

교회에서 일어난 사건으로 정리한 한국 교회의 문제점들이다. 경기 부천시 예인교회가 ‘이런 교회 다니고 싶다’는 주제로 다음달 3일 부천시 복사골 문화센터에서 개최하는 세미나는 교회를 정하지 못하고 있거나 목사나 교인의 전횡으로 상처 받은 사람, 교회 일을 열심히 하다가 교회를 옮길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 등을 위한 자리. 이날 세미나에서 ‘한국 교회가 시급히 극복해야 할 과제’라는 제목으로 발표하는 기독교 인터넷 신문 ‘뉴스앤조이’ 김종희 전 대표의 발제에 따르면 한국 교회의 문제점은 대부분 성직자와 관련된 것들이다.

김 전 대표는 한국 교회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목사의 과도한 권한을 꼽았다. 거액의 교회 재정을 횡령하고 배임한 혐의로 법원에서 유죄판결을 받은 서울 금란교회 김홍도 목사를 비롯, 아들 교회에 100억원이 넘는 돈을 변칙 지원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재정 장부를 소각해버린 서울 S교회 K목사 사례 등이 대표적이다. 또 미국의 한 대형 한인교회 목사는 주차장 용지 매입과 관련해 비용을 과다하게 지출하고 리베이트를 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하자 장로들로 구성한 당회를 해산하고, 운영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기도 했다고 김 전 대표는 말했다.

목사의 불륜도 교회의 신뢰를 저하시키는 문제로 지적됐다. 실제로 서울 동대문교회 서기종 목사는 여전도사와의 간통으로 대법원에서 유죄판결을 받았으며, 전 중앙성결교회 담임 이복렬 목사는 불륜이 드러나 교단에서 파직·출교당하기도 했다. 대형 교회의 담임목사로, 한국 개신교계의 거물로 꼽히는 서울 금란교회 김홍도 목사와 인천 평화교회 장효희 목사도 여자관계로 물의를 빚은 성직자들이다.

변질된 신학, 강단의 사유화, 원로목사와 담임목사의 갈등이나 목사와 장로의 싸움도 한국 교회를 해치는 행위로 꼽혔다. 김 전 대표는 그 사례로 자신의 재정 집행에 의혹을 제기하는 장로와 갈등을 벌이다 강단에서 “나(목사)를 따르는 것은 비전을 좇는 것이고 미래가 있는 것이며, 그들(장로)을 따르는 것은 기득권을 좇는 것이고, 과거에 매이는 것”이라고 설교한 미국 동양선교교회의 강준민 목사를 꼽았다. 또 원로목사 지지파와 담임목사 지지파가 서로 갈려 싸움을 벌인 서울 송파구 풍납동 광성교회(예장 통합)는 한때 수만명의 교인이 등록된 손꼽히는 대형 교회였으나 2년 이상 분규가 계속되면서 교인수가 수천명으로 급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인들이 교회의 직분을 둘러싸고 다투며 헛된 명예를 추구하거나, 이웃 종교에 배타적인 일부 성직자의 경직성, 불관용, 광신주의도 개선해야 할 과제로 지적됐다. 이 밖에 김 전 대표는 대학 진학을 위한 특별기도회 등에서 드러나는 물질주의나 성공주의, 기복주의, 구국 기도회를 빙자한 정치적 압력과 힘의 남용 등도 문제라고 말했다.

이런 제반 문제를 개선할 대안으로, 신학적으로는 잘못된 신학이나 변질된 설교에 휩쓸리지 않는 깊이 있는 성서 연구를, 제도적으로는 특정인의 전횡을 차단할 민주적인 내용을 담은 교회의 정관 제정이 제시됐다. 김 전 대표는 무엇보다 “하나님 믿는다는 것은 세상에서 잘먹고 잘사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가치를 이 땅에서 실천하며 사는 것, 가난하고 소외되고 헐벗은 이들을 섬기며 함께하는 것, 저 높은 곳으로 올라가며 사는 것이 아니라 저 낮은 곳으로 내려가는 것”이라며 신앙과 삶의 의미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반성을 촉구했다.

김종락기자 jr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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