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사상 첫 소수종교로 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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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06-12-21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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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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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는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는 물론 유럽에서도 소수 종교다. 세계 지성계의 흐름이 기독교에 적대적으로 가고 있다. 국제정치 환경도 기독교에 호의적이지 않다. 각 지역의 전통종교들이 발흥하고 있다….

기독교와 관계없는 제3자가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영국 에든버러대 신학부에 유학 중 이 대학 사상 처음으로 졸업도 하기 전에 교수로 임명된 뒤 현재 미국 고든-콘웰 신학교에서 강의중인 이문장 교수를 비롯, 앤드루 월즈 에든버러대 신학부 은퇴교수, 라민 싸네 미국 예일대 신학부 교수, 존 음비비티 미국 프린스턴 신학교 교수 등 세계적인 신학자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다.

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 등 세계 각 대륙 출신인 이들 6인의 신학자는 최근 함께 펴낸 ‘기독교의 미래’(청림출판)에서 “지난 300여년 동안 기독교는 서구 선교의 결과로 세계적인 종교가 될 수 있었으나, 이와 동시에 서구 교회가 쇠퇴하면서 전 세계적으로는 소수 종교로 전락했다”고 말했다.

이들이 밝히는, 세계 기독교 역사에서 일어나는 가장 뚜렷한 현상은 세계 기독교 역사상 처음으로 그리스도인이 소수자가 되는 시대가 도래했다는 점이다.

이 교수에 따르면 유럽 대륙은 물론이고, 한때 세계 선교의 중심이었던 영국의 상황을 보더라도 교회 출석 인구는 5%를 밑돈다. 2000년 기독교 역사상 처음으로 서구사회에서 기독교가 소수자의 종교로 바뀌면서 정신 세계를 주도하거나 통제하는 규범으로서 영향력을 상실했다는 것이다.

문제는 기독교가 서구 사회를 떠났으나 기독교가 아시아나 아프리카, 남미에서도 여전히 소수 종교라는 것. 필리핀과 한국,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대부분 아시아 국가의 기독교 인구는 1%를 밑돈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탈현대주의나 종교다원주의와 어우러져 세계 지성계의 흐름이 반기독교적으로 가는 반면에 불교, 힌두교 및 이슬람 등 전통종교들은 급부상하고 있다는 게 신학자들의 위기의식을 더한다. 게다가 뉴욕 세계무역센터를 대상으로 한 9·11 사태 이후 아시아 대다수 지역에서의 종교 환경과 국제정치 환경이 기독교에 비우호적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 교회는 어떤가. 서구 신학계에서 한국적 신학, 한국적 성경읽기의 대가로 알려진 이 교수의 진단에 따르면 그동안 한국 교회는 빠르게 성장하면서 동시에 교회를 붕괴시키는 자해행위도 동시에 진행해 왔다. 교단의 분열이나 교회 지도자의 비윤리적인 행태, 교회 세습 문제 등이 그 사례다.

이 교수는 특히 한국인이 기독교에 반감을 가지게 된 가장 큰 원인은 한국 교회가 종교적이지 않은 데 있다고 말한다. 종교인이라면 진리의 체득에 있어 치열함, 자기를 부정하는 모습, 사랑의 실천, 세속의 재물과 권세와 명예에 초연한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보통사람보다 나을 게 없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이 교수는 ▲교회 지도자와 성도들의 윤리적 평가가 그리 좋지 않은 점 ▲종교적인 깊이가 없음 ▲한국 교회에 뿌리박힌 서구적 모습 ▲물량주의, 성장주의, 경쟁 논리 및 상업주의를 축으로 하는 자본주의적 가치관 ▲배타성과 패권주의 등도 한국인들이 교회에 등을 돌리는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이런 상황에서 아시아, 특히 한국에서 새롭게 자리매김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이 교수는 기독교가 한국(아시아) 종교로 자리잡으려면, 성경의 세계를 깨닫는 깊이와 영적인 능력이 통전적으로 어우러지는 것과 동시에 한민족의 종교적 심성을 심층적으로 고려, 한민족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교수는 무엇보다 “한국 교회가 한민족의 삶에 뿌리내리려면 기독교의 원형을 회복해야 한다”며 “한국 교회 안에 하나님이 살아있고, 예수 정신이 살아있고, 민족의 소망과 나아갈 길이 있다면 하나님은 한국 교회를 사용하실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종락기자 jr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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