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냥 도구’ 만드는 침팬지 첫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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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07-02-24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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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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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과학자들이 아프리카 세네갈에서 야생 침팬지들이 창을 만들어 작은 동물들을 사냥하는 과정을 생생히 포착해내 관심을 끌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생물학 전문지인 ‘커런트 바이올로지’ 논문을 인용해 침팬지가 창을 직접 제작, 사냥에 사용한다는 것이 확인됐다고 23일 보도했다. 침팬지들은 유전적으로 고릴라 같은 영장류들보다 인간과 더 가까운 관계이기 때문에 이번 연구는 초기 인류의 도구 사용과정을 보여줄 열쇠가 될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질 프루츠 박사가 이끄는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연구팀은 2005년 3월부터 이듬해 7월까지 아프리카 세네갈 남부 퐁골리 밀림지대에서 침팬지들이 나뭇가지를 창으로 쓰는 모습을 관찰했다. 침팬지들은 먼저 나뭇가지를 꺾은 뒤 잔가지와 잎을 훑어냈다. 가지 끝부분 껍질을 벗겨낸 뒤 이로 다듬어 뾰족하게 만들어, 주변 나무 구멍에 숨어있는 작은 원숭이 같은 동물들을 사냥하는 데 썼다.

과학자들은 침팬지들이 날카롭게 만든 나뭇가지를 명백히 ‘사냥용 도구’로 사용했다면서 “서식지가 줄어들면서 먹이를 구하기가 어려워지자 정교한 도구를 만들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이 같은 ‘무기 제조 기술’이 암컷들과 어린 침팬지들 사이에서만 공유되고 있다는 것. 과학자들은 이는 완력이 약한 암컷들과 어린 침팬지들이 도구 제조 같은 신기술을 쉽게 받아들이는 반면 수컷들은 보수적으로 반응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영장류의 전형적인 행태”라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학자들은 인간이 침팬지의 조상에게서 떨어져나온 뒤에 도구 쓰는 법을 발전시킨 것으로 추정해왔다. 그러나 이번 연구는 침팬지들이 도구를 제작하고 기술을 학습할 능력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진화 이론을 다시 써야 할지도 모른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과학자들은 침팬지와 인간이 공동조상에게서 진화해오다가 700만년 전쯤 분화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구정은기자 koj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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